여유와 평화를 상징하는 소띠 해

다가오는 辛丑年 신축은 60간지 중 38번째이다. '신'은 백이므로 '하얀 소의 해'이다. 하얀 소띠 해는 코로나19로 지쳐있는 우리 모두에게 경제적인 여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는 한해가 되기를 바라며 소띠 해를 풀어본다.

여유와 평화를 상징하는 소띠 해 


여러 가지 특히 코로나19로 국내외로 힘들게 하고 있는 경자년이 벌써 저 만큼 가고 있다.



다가오는 辛丑年 신축은 60간지 중 38번째이다. '신'은 백이므로 '하얀 소의 해'이다. 하얀 소띠 해는 코로나19로 지쳐있는 우리 모두에게 경제적인 여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는 한해가 되기를 바라며 소띠 해를 풀어본다.

소는 부를 불러오고 화를 막아주는 존재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소는 매우 중요한 동물이다. 전통신앙을 고수하던 고대사회에서는 마을의 별신굿이나 장승제 등 제사를 지낼 때 소가 신성한 제물로 쓰였고 소뼈, 소고삐 등은 잡귀를 쫓는 부적이 되었다. 농경사회가 시작된 이후에는 농사의 조력자로서 소의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소는 사람의 힘으로 하기 어려운 밭일과 논일 등을 척척 해냈고, 곡식을 나르는 운송수단이 되기도 했다. 농경생활을 그린 풍속화로서 조선 중기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는 `경직도`에는 쟁기질을 하거나 짐을 싣고 가는 소의 모습이 종종 등장한다. 또 “소 팔아서 자식 대학보낸다 라는 우골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집안에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소가 목돈을 장만하는 비상금고 노릇까지 했으니, 우리 민족에게 소는 없어선 안 될 일생의 평생지기였다. 소의 행태와 특성에서 엿볼 수 있듯이 이러한 소의 성격은 근면하고 순박하며 우직하고 충직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가 말이 없어도 열두 가지 덕이 있다` (묵묵히 일하는 소의 모습에서 진정한 덕을 깨우친다는 뜻), `드문드문 걸어도 황소걸음` (속도는 느려도 오히려 알차고 믿음직스럽다는 뜻) 등 사람들에게 성실함을 일깨우는 속담이 전해 내려온다.
한국 문화에 나타난 소의 모습은 고집 세고 어리석은 측면도 있지만 풍요, 부, 길조, 의로움, 자애, 여유 등으로 축약된다.
결과적으로 소는 부를 불러오고 화를 막아주는 존재였다.


소에 얽힌 이야기들

소를 생구라고 할 만큼 소중히 여겼던 우리 조상들은 소를 인격 시 했던 이야기가 많다.
그중에서 황희 정승이 젊은 시절에 길을 가다가 어떤 농부가 소 두마리로 밭을 가는 것을 보고 '어느 소가 더 잘 가느냐?'고 물었더니 농부가 귀엣말로 대답했고 그 이유는 '비록 짐승일지라도 사람의 마음과 다를 바가 없어 질투하지 않겠느냐?'는 유명한 이야기도 있다.

양주 소놀이 굿

청도 소싸움 놀이

민속으로 <소싸움>도 있고, 팔월의 <소놀이>도 있다. <양주 소놀이굿>은 전래되어 오는 민속놀이로 자리를 굳혔다. 오늘날에는 청도 소싸움도 있다.


재미있는 습속으로 관동 관북 지방의 <나경>이 있다.
<나경>은 정월 대보름날 숫총각으로 성기가 큰 남자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벌거숭이가 되어 목우나 토우를 몰고 밭을 갈며 풍년을 비는 민속이다. 땅은 풍요의 여신이요, 쟁기는 남자의 성기를 상징한다.
다산력을 지닌 대지 위에 남자의 성기를 노출시켜 풍성한 수확을 비는 것으로, 토질이 척박한 관동지방의 풍년을 비는 절실한 마음으로 풀이된다.


옛 그림 속의 소

근세사까지 소는 농사의 주역이었고, 소를 한 가족처럼 여겼을 뿐 아니라, 우직하고 순박하며 여유로운 천성으로 옛 선비들에게 각별한 영물로 인식되었다.
시문, 그림, 고사에 자주 등장했으며, 속세를 떠나 은일자적 할 수 있는 선계에 대한 동경을 소가 상징했다. 옛 그림을 보면 선비, 목동, 은자가 소를 타고 언덕을 돌아 나오는 모습이나 평화롭게 누워 있는 모습은 주변을 흐르는 잔잔한 물결과 함께 어울려 도가적인 은일의 세계를 그대로 느끼게 한다. 소를 잘 그린 조선시대 화가로 김제, 이경윤, 김식, 윤두서, 조영석, 김두량, 최북 등이 있다.

김홍도의 목동귀가 / 밭갈이
최북
이경윤의 견우 / 장승업

김식의수하모우 / 김두량의 목우도 
이중섭 

운보 김기창 - 목동귀가



종교적인 색채의 소

삼강행실도에서 호랑이와 싸운 후 주인을 구하고 죽은 소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듯이, 유교에서는 소는 義를 상징한다.

불교에서는 사람의 진면목을 소에 비유했다.
<십우도(十牛圖)> <심우도(尋牛圖)>는 선을 닦아 마음을 수련하는 순서를 표현한 것이다.
마음 닦는 수행 ‘소 키우는 일’ 비유



심우도는 주로 선종에서 수행자가 정진을 통해서 본성을 깨달아 가는 과정을, 잃어버린 소를 찾는 일에 비유해서 열 가지로 표현한 그림이다.
열 가지로 그렸다고 해서 십우도(十牛圖)라고도 하고 목우도(牧牛圖)라고도 한다.

첫 번째 심우(尋牛)는 소를 찾는다는 맨 처음 발심한 것을 표현
두 번째 견적(見跡)은 소의 자취를 보는 것으로 본성의 실마리를 의미
세 번째 견우(見牛)는 소를 직접 보는 것으로 마음의 움직임을 본 것
네 번째 득우(得牛)는 소를 얻는 것으로 참 자아를 얻었다는 것
다섯 번째 목우(牧牛)는 소를 키우는 것, 깨달음의 수행
여섯 번째 기우귀가(騎牛歸家)는 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용인데 소와 사람이 하나가 된 모습을 그렸다
일곱 번째 망우존인(忘牛存人)은 소를 잊고 사람만이 있는 그림, 즉 자아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깨달음을 성취하는 단계를 나타낸다
여덟 번째 인우구망(人牛俱忘)은 소뿐만이 아니라 사람도 잊는 것, 자아뿐만 아니라 자아의 대상인 법에 대한 집착까지도 버리는 내용
아홉 번째 반본환원(返本還源)은 본래의 근원으로 돌아와 열반의 단계에 들어가는 것을 표현한 것
마지막 열 번째의 입전수수(入廛垂手)는 세속으로 들어가 방편을 베푸는 내용이다

도교에서는 소는 유유자적을 의미한다. 옛 그림 속에 소를 타고 유유자적하는 모습은 바로 도교적인 영향이다.

무속에서 소는 신에게 바치는 희생의 대표적인 동물이다. 잡귀들은 물러가라는 뜻으로 소를 잡아 바쳤다.

소의 모습에는 긴장감이나 성급함을 찾아 볼 수 없으며, 순박한 눈동자는 보는 이로 하여금 평화롭고 자적한 느낌에 젖게 한다.
소를 탄다는 것은 우리 옛 선조들에게 있어 세사나 권력에 민감하게 굴거나 졸속하지 않는다는 철학적인 의미가 있다.


동물상징으로 본 소띠의 운명론

소에게 흠이 있다면 고집이 너무 세다는 것이다.
"천천히 걸어도 황소걸음"이라는 속담처럼 꾸준히 노력하여 성공을 만드는 사람 중에 소띠 태생이 많다.

소띠들의 공통점은 근면과 성실이다.
사교적인 것 같으면서도 고독한 것이 소띠들이고 일을 위해 태어나 일을 하다 죽는 것도 소띠다.
(요즈음처럼 백수가 넘쳐나는 시대에는 소띠들은 정말 신나는 세상일 것 같다.)
또한 소는 둔한 것 같으면서도 신나는 일에는 '쇠뿔도 단김에 빼듯' 침식을 잊고 해내지 않으면 몸살을 앓는 것도 소띠들의 공통점이다. 한번 마음먹었다 하면 하늘이 두 쪽이 나도 해내는 사람 역시소띠이다.


소의 부정적인 면

소는 다른 집짐승에 비해 크기 때문에 우직하고 고집이 세다. 때로는 어리석으며 아둔하고 미련한 짐승으로 이야기되기도 한다.
소귀에 경 읽기, 황소고집, 소 뒷걸음치다 쥐 잡는다, 말 갈데 소 간다( 분별력 없는 존재로 폄하할 때) 등,

소고집은 고집불통의 대명사로 사용되고, 소 힘줄은 고래 힘줄과 더불어 부정적인 측면에서 매우 미련하고 끈질기고 고집 센 사람으로 통용된다.
이런 우직스러운 성격은 곧 충직한 성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결코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소만큼 부정적인 면이 없는 동물도 흔하지 않다. 그래서 꿈 풀이에서 소를 조상으로 풀이한다.

소와 관련된 속담
소는 농가의 조상 , 소같이 일한다.
소귀에 경읽기, 느린 소도 성낼 적 있다.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서 뿔난다.
누운 소타기, 소 닭 보듯 한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느릿느릿 걸어도 황소걸음이다. 소 뒷걸음질 치다 쥐잡기
소타고 소 찾는다.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쓴다.
소 더러 한 말은 안 나도 아내에게 한 말은 난다.
미친 소 날뛰듯 한다. 남의 소가 들고뛰는 건 구경거리다.
놓아먹인 소다. 황소고집

소와 관련된 속신어
소가 웃거나 우는 것을 보면 재수 좋다.
소고삐를 집안에 매달아 놓으면 잡귀가 들어오지 못한다.
소똥은 우연히 밟으면 좋다.
밥 먹고 바로 그 자리에 누우면 죽어서 소가 된다.
소 팔러 가는 집에 여자가 들어오면 재수가 없다.
송아지 낳을 때 곡식을 내가지 않는다.

꿈에 소를 보면
소 꿈은 조상, 산소, 자식, 재물, 협조자 사업체 부동산 등을 상징한다.
꿈에 소를 본다면 조상이 무엇인가 후손에게 할 말이 있어서 나타난 것이고, 그의 태도에 따라서 자손은 장래를 점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꿈에 짐 실은 소를 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
꿈에 황소가 자기 집으로 들어오면 부자가 된다.
꿈에 소를 보면 근심이 생긴다.
소가 문 밖으로 나가면 간사한 일이 생긴다.
소가 사람을 밟으면 불길하다
누렁소나 암소가 들어오면 복이 들어 온다
소를 타고 성에 들어가면 기쁜 일이 있다
소를 끌고 산에 오르면 부귀 로와 진다.
소가 언덕을 오르면 아주 좋다.  / 내용 출처 천진기 저 , 한국동물민속론, 민속원, 2003

2021년 신축년 소띠 해는 여유로운 한해가 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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