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으로

시대의 변화에 두려워 하지말고 담담하게 받아 들이기에는 너무 벅차다. 그러나 다음 세대에게 믿고 맡기고 한발 뒤로 물러나 지켜 봐주자. 날은 저물고 저 멀리 버스가 지나간다. 메타버스가.

추억 속으로

오징어 게임! 무엇이 그토록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하는 것일까.

지금 우리는 더 나아가 온 지구촌이 오징어 게임에 몰려들고 있다. 어느 일부분이 아니라 인류 그 자체가 갈라파고스 신드롬이 되어 가고 있는 기분이다. 무궁화꽃이 피었던 어린 시절 그 나무 그늘 아래 딱지놀이, 구슬치기하고 말뚝박기를 하며 놀면 땅거미가 길게 내리면서 하나둘씩 엄마들의 목소리에 사라지곤 했다.

또 길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달고나 하나씩 들고 초집중을 다해서 신경을 곤두세우다가 목이라도 부러지면 세상이 무너지는 허탈감이 몰려들었다. 그런 퀘퀘묵은 잊혀졌던 놀이가 이 시대에 갑자기 불쑥하고 나타난 것이다.

문명이 고도로 발달할수록 오래전에 흘러간 아날로그를 더 그리워하게 되는 것 같다. 거기에다 코비드 시대가 장기화로 넘어가면서 그 속에 파생하는 일종의 하나로 볼 수도 있겠다.

사람은 분명 사회적 동물인 것은 맞다. 그러나 무대에서 내려온 뒤의 그 허탈함은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가 없다. 그나마 요즘은 스마트폰이 잠시는 달래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오래가지는 않는다.

그다음에는 메타버스를 타고 서서히 시동을 걸기 시작한다. 그럼 그다음에는 또 어떻게 변할 것인지 궁금하다. 이렇게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두려운 요즘이다. 마냥 옛날만 그리워하고 안주하고 있으면 되는 것일까.

그때 그 시절이 힘이 들고 어려웠지만 다 지나고 뒤돌아보니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그 흔한 김밥도 소풍날 때만 특별히 먹던 메뉴였고 거기에다 사이다가 있으면 더할 나위 없었다. 요즘은 이름도 다 알 수 없는 빙과가 사시사철 먹을 수 있지만, 그때는 오로지 아이스께끼 하나로 여름을 만끽했다. 납작한 알미늄 도시락을 난로 위에 먼저 올려놓으려고 겨울이면 신경전이었다. 모자를 삐딱하게 쓰고 책가방을 옆구리에 차고 멋을 부리던 철없던 시절도 있었다. 방학 때면 날씨를 다 기록하지 못해서 개학 전날 친구 것을 온통 베껴 쓰느라고 바빴다. 때로는 일기조차도 똑같은 문구로 받아 적었다. 그래도 방학 숙제 만큼은 꼭 다해야 한다는 책임감은 무거웠다.


대구교육박물관에서,  촬영 정태상ⓒ


또 수학여행 가서는 꼭 사고 치는 친구들이 있었다. 편의점이 없던 시절 주방에 들어가서 먹을 것을 빼내오는 은밀한 계획도 결국은 들통이 나 단체로 기합을 받았던 적도 있었다. 이제는 빛바랜 사잔 속의 희미한 추억으로 아물아물 거린다.

시대의 변화에 두려워 하지말고 담담하게 받아 들이기에는 너무 벅차다. 그러나 다음 세대에게 믿고 맡기고 한발 뒤로 물러나 지켜 봐주자. 날은 저물고 저 멀리 버스가 지나간다. 메타버스가.  정태상 ucho7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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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