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한 소나무 숲속에서, 호수와 바다가 만나는 화진포

7번국도의 끝자락에서 만난 화진포

울창한 소나무 숲속에서, 호수와 바다가 만나는 화진포

1971년 12월 16일 강원도 기념물 제10호로 지정된 화진포는 고성군 거진읍 화포리, 원당리와  현내면 죽정리, 초도리, 산학리 일대에 걸쳐 있는 석호(潟湖)다.
 



                           금구도



석호는 바닷가의 사취나 사주의 발달로 좁게 형성된 만이 바다에서 분리됨으로 생기는 호수다. 강릉의 경포(鏡浦), 주문진의 향호(香湖), 속초의 청초호(靑草湖), 영랑호(永郎湖), 고성의 삼일포(三日浦), 송지호(松池湖), 통천의 강동포(江洞浦), 천아포(天鵝浦), 정평의 광포(廣浦), 영흥의 상포(上浦), 하포(下浦) 등이 석호들이다.

그중 화진포(花津浦)는 중평천과 월안천의 토사 공급으로 이루어져 동해안의 호수 가운데 최대 규모로서, 면적은 72만여평이고, 호수의 둘레는 16㎞, 수심 16m의 전형적인 석호 지형으로, 남쪽과 북쪽으로 8자형을 그리면서 북호와 남호로 나누어져 바다와 연결되는 부분인 북호의 해안가 백사장이 유명한 화진포 해수욕장으로, 수만년 동안 조개껍질과 바위가 부서져 만들어진 모나즈성분(희토류 원소의 중요한 원료) 모래로 이중환의 택리지에 한자의 울 명(鳴)자와 모래 사(砂)자를 써 명사(鳴砂)라고 기록되어 있다,

호수 주변에는 다양한 식물군이 서식하며 50~100년생의 울창한 소나무 숲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는 국내 최고의 석호로 기암괴석, 푸른 바다, 하얀 모래밭이 한데 어우러져 겨울에는 고니로 불리는 백조(천연기념물 제201호) 등 수 많은 철새들이 찾아와 장관을 이룬다. 화진포는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과 갈대숲 속에 풍부한 먹이가 있어 철새들에게 알맞은 휴식처가 된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생태학적 보존 가치가 매우 높은 화진포호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자연 친화적 방법으로 정화함으로써 자연과 사람이 공유하는 괘적한 수변환경을 조성을 설치한 자연정화습지대로, 갈대숲이 아름답고 조류와 호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관찰대도 조성되어 있다. 여름에는 호수 주변을 따라 고성군의 꽃으로 지정된, 해당화가 아름답게 피어 운치를 더해준다.

조선시대 김삿갓이 선정한 화진팔경 중에 금구도의 파도와 이곳 일대에 피는 해당화가 포함되었다. 절경이 빼어난 금구도는 광개토대왕의 능이 있다는 기록이 있다는 섬으로 금구도(金龜島, 거북섬)라고 부른다. 신라 시대에는 해안을 지키던 수군 기지로 화진포 쪽에서 바라보면 그 형상이 거북이와 같다는 데에서 금구도로 불려왔다. 섬에는 화강암으로 축조된 2중 구조의 성벽과 보호벽, 방파성 등의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하는데 실제 기자는 확인을 못 하였다.

이 섬이 특별한 이유는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무덤이 이 섬에 있다는 기록이다. 고구려 연대기에 따르면 광개토대왕 3년(394년) 화진포 거북섬에 왕릉 축조를 시작했으며 광개토대왕 18년에 화진포의 수릉축조 현장을 대왕이 직접 방문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광개토대왕 서거 이듬해인 장수왕 2년 (414년)에 대왕의 시신을 안장하였다고 한다. 이곳에 왕릉 수비대가 왕릉을 지키고 있었고 신라의 군사와 수비대 간의 잦은 분쟁과 충돌이 있었다고 기술하고 있으며 문자명왕 2년에 이곳에서 광개토대왕의 망제(望祭)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풍광이 빼어난 이곳은 일제강점기에는 외국인들의 휴양지로 이용되었고, 8·15해방 후에는 김일성(金日成), 이승만(李承晩) 등의 별장지로 사용된 흔적들이 근대문화유산으로, 지금도 남아 있다. 세계적 희귀 조개, 산호 물고기 화석과 운석 등을 전시한 화진포 해양박물관과 생태박물관이 있으며 지석묘 등 문화유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호수의 북동쪽이 바다 쪽으로 트여 있어 잉어, 향어, 붕어, 가물치 등과 같은 담수어와 도미, 전어, 숭어 등의 바닷물고기가 함께 서식하며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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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