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일생의례 관혼상제 6

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어떤 시기마다 치러야 하는 대표적인 의례로
출생부터 관례, 혼례, 환갑/회혼례, 상장례, 제례를 일컫는 관혼상제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국인의 일생의례 관혼상제 6

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어떤 시기마다 치러야 하는 대표적인 의례로
출생부터 관례, 혼례, 환갑/회혼례, 상장례, 제례를 일컫는 관혼상제에 대한 이야기이다.



제사

집안 따라 다른 제사 전통

가가례(家家禮)는 집안이나 학파에 따라서 의례 예법에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예서에는 전체적인 형식과 절차가 기록되어 있지만, 세세한 부분에 대한 설명이 없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서, 집안에 따라서 세부적인 차이가 하나의 전통과 관습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주된 의례는 동일하지만, 상차림, 입관, 술 올리는 방법 등의 세부적인 것에서 가가례가 있다.

가가례(家家禮)를 풀이하면 집안에 따라 제사를 지내는 예법이나 절차가 다르다는 뜻이다. 『가례』와 같이 의례 예법에 대한 서적은 많다. 하지만 책에는 기본적인 원칙이나 순서만 설명되어 있어 세부적인 사항은 지역에 따라 혹은 학파에 따라 다르다. 이렇게 서로 다르게 변화한 부분이 하나의 관습과 전통이 된 것을 가가례라고 한다.

『가례』는 송나라의 학자 주희가 가정에서 진행되는 예절을 모아서 만든 책으로 우리나라 의례의 가장 기본이 되는 책이다. 하지만 풍속에 대한 생각이 중국과 우리나라가 다르기 때문에 『가례』에 대한 해석이나 보충을 한 의례서가 계속해서 많이 생겨났다. 가가례는 예서를 어떻게 해석하냐에 따른 차이로 처음 시작되었다. 조선시대에 예론에 대한 해석은 대표적으로 기호학파와 영남학파로 구분할 수 있다. 기호학파는 『가례』의 규정에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 형식을 중요하게 해석하였다. 하지만 영남학파는 『가례』의 규정을 따르면서도 어느 정도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였다.

고산 윤선도 종가의 제사 모습.  정신문화가 스며있는 제사 의례는 전통 계승의 훌륭한 통로다.



해석의 차이는 나타나지만, 의례의 기본적인 순서나 틀은 서적의 기록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큰 차이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래서 가가례는 일반적으로 세부적인 사항에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상차림의 가가례가 있다. 예서에는 차림에 대해서 과일은 과(果), 고기는 육(肉), 생선은 어(漁)라고만 적혀있다. 따라서 상차림에 올라가는 과일이나 고기의 구체적인 종류나 개수는 정해져 있지 않다. 지역마다 생산되는 과일, 고기, 물고기가 다르므로 제물로 올릴 수 있는 과일이나 생선의 종류도 달라진다. 경기도 지역에서는 제사상에 생선으로 숭어가 올라간다. 하지만 경상북도 안동지역에서는 고등어와 문어를 올린다. 지역적인 생산물의 차이뿐만 아니라 특별하게 조상이 당부한 유언이 있거나 특별히 좋아하신 음식이 있다면 이 또한 가가례로 자리 잡는다. 경상북도 안동의 이황 종가에서는 평소 검소함을 강조하셨던 선생의 뜻을 받아서 과일을 높게 쌓아서 올리지 않고, 삼색나물도 한 그릇에 모아서 올린다. 기름에 튀겨서 만드는 유밀과는 사치스러운 음식이니 올리지 말라는 선생의 유언에 따라 지금도 올라가지 않는다.

상차림 이외에도 제사의 대상이나 술을 올리는 방법, 입관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와 같은 세부적인 것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에서는 술을 올리기 전에 대접처럼 넓은 놋그릇인 시접(匙楪)에 젓가락을 세번 구르는 전저(奠箸)를 한다. 하지만 경상도 지역에서는 전저를 하지 않는다.

가가례는 예의에 대한 해석 차이에서 시작되었지만 상차림이나 제수(祭需)의 사용 방법, 의례 순서 등 실제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실수나 차이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조상을 기리는 ‘제사’
조상이 돌아가신 날을 ‘기일(忌日)’ 또는 ‘휘일(諱日)’이라고도 한다. 기제사는 매년 고인이 돌아가신 날 지내는 제사로, 일반적으로 제사라고 한다.
제사를 지내는 날은 가장 이른 시간인 자시(子時)부터 시작한다. 자시는 오후 11시 30분부터 새벽1시 30분 까지로 전통적으로 날이 바뀌는 시간으로 인식된다.
또한, 자시에 기제사를 지내는 이유는 우선 조상이 돌아가신 날 가장 이른 시간에 제사를 지내는 것은 가장 최우선적으로 조상을 모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자시는 조상신이 활동하는 데 가장 좋은 시간대라고 여겨졌고, 늦은 밤 조용한 시간이기 때문이라고도 전해진다.


지역별 제사 상차림 특징
『가례』 의 상차림에는 과일, 고기, 생선이 올라간다고 되어있는데, 올라가는 과일이나 고기의 구체적인 종류나 개수는 정해져 있지 않다.
경기도 지역에서는 제사상에 생선으로 숭어가 올라간다. 하지만 경상북도 안동지역에서는 고등어와 문어를 올린다. 또한 차례상은 특별하게 조상이 당부한 유언이 있거나 특별히 좋아하신 음식이 제물로 올라가면서 변화하여 가가례로 자리잡는 경우도 있다. 경상북도 안동의 이황 종가에서는 평소 검소함을 강조하셨던 선생님의 뜻을 받아서 과일을 높게 쌓아서 올리지 않고, 삼색나물도 한 그릇에 모아서 올린다.

<저작권자 ⓒ 한국역사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