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만 아는 미스터리, 복원으로 풀어낸다

바다만 아는 미스터리, 복원으로 풀어낸다



바다만 아는 미스터리, 복원으로 풀어낸다 바닷속에서 발견되는 도기는 개흙에 완전히 매몰된 상태가 아니면 깨진 편으로 출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당시 백성들이 사용하던 생활 용구인 도기의 발견은 선원들의 선상생활을 추정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 따라서 도기 형태를 복원하는 것은 역사적 가치를 되살리는 중요한 작업이다. 대부도2호선 도기의 발견 및 복원 과정을 통해 그 가치를 되새겨 보자

조각난 도기 퍼즐, 어떻게 맞출까?

2015년 6월,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에서 발굴한 대부도2호선 내부에는 100개가 넘는 도기 편이 개흙에 뒤섞여 있었다. 발견된 도기 편은 보존처리를 위해 실험실로 옮겨 상태조사와 표면 이물질 제거, 탈염 처리(도기 내부의 염분 제거)를 진행하였다.

이후 유약 유무, 도기 단면 색상, 제작 방법에서 확인할 수 있는 물레의 흔적, 두께 등을 고려하여 도기를 분류하였다. 개체별로 모은 도기 편은 정확한 접합 위치와 순서를 정하기 위해 임시로 각 편을 붙여 보는 과정을 거친다. 이 작업을 가(假)접합이라고 하는데 전체적인 형태와 파편의 접합 순서를 확인해 본접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하는 작업으로 꼭 필요한 과정이다.

본격적인 접합에 앞서 재질에 적합한 접착제를 선택해야 한다. 적절한 접착제의 판단 기준은 첫째, 부착 강도이다. 유물보다 접착제의 강도가 약해야 한다. 둘째는 접착제의 점성이다. 기공이 많은 편에 점성이 낮은 접착제를 사용하면 기공으로 접착제가 흡수되어 접착이 잘 안될 뿐만 아니라 주변을 오염시킬 수 있다. 셋째 기준은 가역성이다. 제거 시 유물에 영향을 주지 않고 쉽게 제거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기준은 영속성인데, 온도나 습도 등 환경요인에 오래 견딜 수 있는 성질을 말한다.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용할 접착제를 결정한다.

대부도2호선 도기 편 접합에서는 두 종류의 접착제를 썼는데, 우선 도기 저부에 에폭시 수지 성분 접착제를 사용했다. 도기 저부는 하중을 지탱하는 중요한 부분인데, 기벽이 두껍고 힘을 많이 받아 뒤틀릴 수 있는 부분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수축률이 낮고, 서로 잡아당기는 힘이 강한 에폭시 수지 성분 접착제를 썼다. 하중을 받지 않는 구연부·몸통부(동체부)는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시아노아크릴레이트 성분의 접착제를 사용하였다.

진행 과정에서 접착제가 완전하게 굳을 때까지 작은 편은 유리구슬 상자를, 큰 편은 고정용 클램프를 사용하여 형태를 고정해 가면서 접합하였다.

01.대부도2호선 도기편의 처리 전 모습

02.접합을 마친 후 없어진 부분은 복원 재료를 이용해 채운다.

03.모든 보존처리 단계를 마친 후 모습 형태부터 질감까지, 사라진 흔적을 복원하다



접합이 끝나면 복원 작업을 진행한다. 복원은 일부 없어진부분만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형태 추정이 가능하다면 더욱 넓은 범위의 없어진 부분도 복원할 수 있다. 빈 곳을 채우는 형태 복원은 원래 도기의 태토보다 다소 약하게 하고, 표면 질감은 원래 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한다.

복원 방법은 도기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복원해야 할 범위가 작고 작업이 쉬운 경우에는 복원 부위에 복원 재료를 직접 채운 다음, 복원재가 굳으면 사포를 사용하여 정리한다. 반면에 복원해야 할 범위가 넓은 경우, 보존처리용 틀을 없어진 부분의 모양과 비슷하게 변형시켜 부착한 뒤 그 위에 충전제를 채워 넣는 방법을 사용한다.

대부도2호선 도기는 저부 또는 하중을 받는 부위의 복원재료로 에폭시 우드를, 하중을 받지 않는 부분은 클레이 텍스를 선택하여 원래 유물의 질감·경도와 유사하도록 표현하였다. 에폭시우드는 비교적 성형이 쉬운 재질로서 한 번 경화되면 어느 정도의 강도를 지니기 때문에 도기를 처리하는 데 적합하다.


보존처리의 마지막은 ‘색’

보존처리의 마지막 단계는 색 맞춤 작업이다. 주로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는데, 붓으로 칠하거나 에어브러시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각 방법에는 모두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유물의 특성에 가장 알맞은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도기의 색은 전체적으론 단색처럼 보일지라도, 실제는 여러 색이 다양하게 혼합된 상태이다. 대부도2호선 도기의 경우에는 다양한 채색 도구를 이용하여 옅은 색부터 칠하고 점차 특징이 있는 색을 덧칠하였다. 색 맞춤 정도는 전시장에 진열되었을 때 유물의 색과 이질감이 없도록 하되 가까운 거리에서 보면 복원된 부분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하였다.

보존처리의 모든 과정이 끝나면 기록 카드에 처리 과정과 사용 약품, 처리 후 중량, 처리 과정에서 발견된 사항 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처리 후 모습을 사진으로 남긴다. 이렇게 모든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온전한 모습으로 복원된 도기는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며 수장고에서 관리되고 전시장에서 관람객과 만나게 된다.  출처/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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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