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생식물 군락지가 그린 유채화 갈대와 칠면초가 수놓은 가을의 순천갯벌

순천갯벌은 형형색색의 염생식물 군락지로 유명하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을 갈아입는 염생식물 덕분에 가을이 되면 알록달록하게 물든 순천갯벌을 만날 수 있다.

염생식물 군락지가 그린 유채화 갈대와 칠면초가 수놓은 가을의 순천갯벌


          염생식물 군락지가 그린 유채화 갈대와 칠면초가 수놓은 가을의 순천갯벌


순천갯벌은 형형색색의 염생식물 군락지로 유명하다. 육상의 정원과 더불어 갯벌에도 일종의 꽃밭이 존재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을 갈아입는 염생식물 덕분에 가을이 되면 알록달록하게 물든 순천갯벌을 만날 수 있다.


염생식물은 흔히 바닷가에서 자라는 식물을 총칭한다. 즉, 소금기가 있는 환경에서 자라는 식물을 염생식물이라고 부른다. 바닷가의 바람과 뜨거운 햇빛, 바닷물에 의한 침수 등 혹독한 환경에서 생존하는 염생식물은 종마다 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강한 바람에 잘 견디도록 바닥에 붙어서 성장하고, 표면이 코팅되어 소금기가 침투하지 못하면서 내부의 수분이 증발하지 않도록 형태가 변화하는 특징들이 관찰된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은 갯벌이 잘 발달되어 있을 뿐 아니라 기수지역이 분포하고 있어 다양한 염생식물이 발달하기 좋은 환경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이러한 염생식물들을 나물로 활용하거나 조미료의 첨가물 정도로만 사용하여 활용성이 낮은 실정이다.

         순천갯벌과 염생식물


염생식물은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다. 초록색에서 붉은색으로, 붉은색에서 갈색으로, 계절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 이러한 색의 변화는 무채색의 갯벌에서 거의 유일하게 볼 수 있는 유채색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염생식물은 육상의 식물들과 같이 발아 후 씨앗이 결실되고 낙과하기까지 개체의 색이 변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염생식물은 단년생으로 그 색의 변화가 다이내믹하게 나타난다. 순천갯벌에서는 대표적으로 칠면초와 갈대 그리고 갯잔디가 분포하는데 색의 변화가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식물은 칠면초이다. 갈대와 갯잔디는 육상의 침엽수처럼 색의 변화가 크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순천갯벌의 봄


염생식물은 갯벌의 높이와 조석, 저질과 유기물 공급 등 다양한 조건이 모두 부합하여야 자라난다. 순천갯벌은 전형적인 만입형 갯벌로 순천동천에서 유입되는 퇴적물과 조석에 의해 높은 고도의 갯벌이 발달해 있다. 또한 만입형 갯벌의 특징인 세립질의 펄 퇴적물로 구성되어 있어 염생식물들이 자라나기 좋은 갯벌이 발달되어 있다. 더불어 동천을 따라서 흘러나오는 유기물의 지속적인 공급 역시 염생식물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화려한 색을 보여주는 염생식물

갯벌에서 염생식물의 발달은 생물다양성 증진과 저서동물의 피난처 및 산란처로 활용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한다. 그러나 또 다른 시각으로는 염생식물의 과도한 밀집과 생장으로 갯벌이 육역화가 되어 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또한 단년생이 대부분인 염생식물들의 경우 1년 성장 후 갯벌에서 탈락되어 양식어장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최근 염생식물이 대기 중의 탄소를 흡수하여 탄소중립에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염생식물의 식재와 번성에 따라 갯벌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렇듯 경제성과 생태계보전 능력이 잠재된 염생식물과 관련한 많은 연구를 통해 과도하지 않은 선에서 염생식물의 활용과 생태계 보전 방향을 확대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글, 사진. 고경남(신안군 세계유산과 과장,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 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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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