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번째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한반도 주변의 갯벌은 8천 5백년 정도의 역사를 가진 것으로 본다. 그 기간 동안 갯벌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15번째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Getbol, Korean Tidal Flats)

한반도 주변의 갯벌은 8천 5백년 정도의 역사를 가진 것으로 본다. 그 기간 동안 갯벌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지질사로 보면 그리 길지 않은 세월이지만 인류사로 바라보면 그야말로 장대한 세월이다. 갯벌은 소금과 쌀을 생산한 전초기지이자 부를 축적하는 단초가 되기도 했고, 무엇보다 우리 자연의 다양성을 그대로 간직한 보고였다. 그 ‘한국의 갯벌’이 드디어 세계유산에 등재된 것이다.


01.창갯벌 대죽도 주변의 모래갯벌



탁월한 보편적 가치 인정 받아

한국의 갯벌은 태평양 북서쪽에 위치한 황해의 남동쪽에 있는 한반도의 해안을 따라 널리 분포하고 있으며 특별한 해양학적 조건 및 기후 조건과 결합된 독특한 지질학적 시스템에 의해 발생한 현재 진행 중인 연안의 지질학적 과정을 보여주는 뛰어난 사례를 대표한다. 이는 대조차 다도해 해안에서 육지와 천해를 연결하는 복잡한 지질다양성에 의해 만들어진 다양한 서식지에 의해 높은 생물다양성을 보여주는 온대지역 연안생태계의 탁월한 사례이다.


한국의 갯벌이 품고 있는 풍부한 종 다양성은 갯벌에 서식하는 생물들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수천 년 동안 갯벌 주변에 살아온 인간들은 갯벌로부터 중요한 식량자원을 얻고 있으며, 토착지식 기반의 전통적인 어업활동은 자연과의 균형유지를 넘어 갯벌생태계의 일부로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의 갯벌은 인간의 활동이 생태계의 일부로 융화되어 과거로부터 미래에까지 생태환경의 지속가능성이 확보된 생태계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한국의 갯벌’을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으며, 그 결과 지난 7월 26일 저녁,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자연유산으로 세계유산에 ‘한국의 갯벌’이 등재됐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갯벌」은 총 4개로 구성된 연속유산이다. 서천갯벌(충남 서천), 고창갯벌(전북 고창), 신안갯벌(전남 신안), 보성-순천갯벌(전남 보성·순천) 등 5개 지자체에 걸쳐 있는 습지보호구역이 해당된다.

02.순천갯벌 세립질 펄갯벌 위의 일출(우영마을)



전방위적인 적극 행정, 우리나라의 위상 확인

등재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이미 지난 5월,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맹(이하, IUCN: 아이유씨엔)이 ‘한국의 갯벌’에 대해, ‘지구상의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중요한 서식지’라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유산구역과 완충구역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반려(Defer)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반려’ 의견이 공개된 후 문화재청은 유산지역과 완충구역 확대를 위해, 자문기구가 확대를 권고한 갯벌 소재 지자체를 방문하고 합동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세계유산 등재의 중요성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해 나갔다. 결과적으로 자문기구의 의견 공개 후 세계유산위원회 개최까지 약 2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194개국 중 투표권을 갖는 21개 위원국으로 구성된 세계유산위원회로부터 ‘한국의 갯벌’에 대해 만장일치로 세계유산에 등재하는 결정을 이끌어 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이 “지구생물다양성의 보존을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 중 하나이며, 특히, 멸종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가치가 크므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가 인정된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앞으로도 문화재청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들에 관해 적극적인 행정을 통해 그 위상을 확립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다.

03.서천갯벌 1만㎞의 대여정 중 모래톱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도요물떼새(유부도)

04.신안갯벌 전 세계에 기록된 바 없는 모래-자갈선형체(갈우섬)



세계유산적 가치 - ‘한국의 갯벌’은 IUCN 적색목록 27종의 물새 및 멸종위기 해양무척추동물 5종을 포함하여 2,000여 종의 생물이 서식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위협받는 철새이동로 가운에 하나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로(EAAF)의 주요 경유지 중 하나로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물새 종을 비롯한 생물다양성의 보전을 위한 중요하고 의미있는 서식지이다.  출처 : 문화재청, 세계유산정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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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