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지명의 유래 6 – 목포 삼학도

세 처녀가 학이 되어 날아오르면서 생긴 삼학도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지명의 유래 6 – 목포 삼학도

우리나라 곳곳에는 다양한 이름의 마을들이 있다. 그 마을에는 각각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서로 다른 도시에 똑같은 동 이름이 있는가 하면, 역사적인 한 인물이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새로운 지명을 낳기도 했다.

지명의 유래를 유형별로 나누어 그중 비슷한 이야기를 가진 지명들을 살펴보았다.

“여우와 호랑이” 가 살던 곳
용 다음으로 많은 동물은 여우와 호랑이다. 색시로 둔갑한 여우가 죽어 나간 경북 칠곡군 왜관읍 여우골, 꼬리 긴 여우가 고갯짓해서 가르쳐준 마을인 전북 진안군 성수면 외궁리 고미동이 여우와 관련되어 있고, 사냥꾼이 호랑이와 함께 지낸 마을 대전 중구 호동(범골), 호랑이가 물 마시고 춤을 추던 충북 청주시 호무골이 호랑이와 관련되어 있다.
네발짐승만큼이나 새 관련 지명도 많다. 경북 의성군 세촌리 새목골은 새가 많이 모이는 마을이다. 천 마리 닭으로 지네를 없앤 경남 하동군 애치리의 봉계마을, 세 마리의 학이 하늘로 오르면서 생긴 전남 목포시 삼학도, 은혜 갚은 까치들이 살았던 충북 청주시 흥덕구 남촌리 까치말, 은혜 갚은 오리가 살던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사부실 등 전국 곳곳에 다양한 새 관련 지명이 존재한다.


세 처녀가 학이 되어 날아오르면서 생긴 삼학도

옛날 목포시 죽교동 유달산에 젊은 장사가 매일같이 무예를 닦았다. 이 산에서 물을 긷는 세 처녀는 수련하는 젊은 장사를 보며 좋아하는 마음이 생겼다. 젊은 장사도 그 처녀들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지만 10년간 무예를 닦겠다는 다짐이 허사가 될까 봐 처녀들에게 유달산을 떠나 다른 섬으로 가달라고 부탁했다. 세 처녀가 배를 타고 떠나는데, 장사가 활시위를 당겼고, 배는 화살에 맞아 두 동강 나 가라앉았다. 그러자 세 처녀가 학이 되어 날아오르고, 그 자리에 세 개의 섬이 생겼다. 이후 이 섬을 세 마리의 학이 하늘로 오르면서 생긴 섬이라 하여 삼학도(三鶴島)라 불렀다.

옛날 목포시 죽교동 유달산에는 매일같이 젊은 장사가 땀을 흘리며 무예를 닦았다. 그는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오를 수 없을 것 같은 경사진 절벽을 오르내렸다. 그런가 하면 먼 거리의 바위 사이를 건너뛰기도 하며, 보통 사람은 활시위를 당길 수도 없는 활로 날아가는 새를 쏘아 떨어뜨렸다. 그뿐만 아니라 호랑이와 싸워도 큰 칼로 단번에 숨통을 끊는 장사였다. 유달산 기슭 마을에는 세 처녀가 살고 있었다. 세 처녀들은 아침마다 새벽안개가 걷힐 무렵이면 바위틈에서 나오는 물을 긷기 위해 산에 올랐다. 세 처녀들이 머리에 물동이를 이고 유달산에 오를 때면 늠름한 장사가 무술 수련을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처녀들은 “저 장사는 힘만 센 게 아니라 담력도 대단하구나!” “어디 그것뿐이니 저 키를 봐! 보통 사람보다 두 배는 되겠다.” 하면서 점점 좋아하는 마음을 키우게 되었다. 젊은 장사 또한 세 처녀들의 마음을 모를 리 없었다. 장사도 젊기에 세 처녀를 보면 가슴이 두근거렸다. 세 처녀들이 지나갈 동안에는 가슴이 날뛰어 화살이 과녁을 벗어나고, 바위 사이를 건너뛰다가 미끄러지기도 했다. 젊은 장사는 이런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 놀라 10년 동안 무예를 닦으려고 다짐했던 것이 허사가 될까 두려웠다.


세 처녀가 학이 되어 날아오르면서 생긴 삼학도


이렇게 며칠을 기다림과 그리움과 후회스러움이 중첩되어 잠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그날도 세 처녀는 어김없이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물을 뜨러 산에 올랐다. 젊은 장사는 세 처녀들 앞에 섰다. “당신들이 나를 좋아하는 만큼 나도 그대들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내 무예 수업이 아직 목표에 도달하지 않았습니다. 하오니 내 수련이 끝날 때까지 이곳 산에서 떨어진 섬에 머물러주었으면 고맙겠습니다.” 세 처녀들은 젊은 장사의 말을 들으며 머리를 끄덕였다. 한 처녀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합니까?” 물었다. 그러나 젊은 장사는 언제까지라고 정확히 답변할 수가 없었다. 그도 잘 모르기 때문이었다. 세 처녀는 한참을 그렇게 서 있다가 무거운 발걸음으로 산에서 내려갔다. 그리고는 바닷가에 이르러서는 배에 올랐다. 멀리 유달산에서 젊은 장사가 보고 있었다. 세 처녀들은 유달산의 젊은 장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장사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들어 흔들었다.

순간 젊은 장사는 ‘나라의 큰 그릇이 되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렇게까지 마음이 흔들려서야 제대로 무예를 수련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대뜸 세 처녀를 태우고 섬으로 떠나는 배를 향해 활시위를 당겼다. 화살은 세 처녀들이 타고 가던 배 가운데를 맞혔고 배는 두 동강이 나서 가라앉아 버렸다. 잠시 후 배가 가라앉은 자리에서 세 마리 학이 하늘로 오르더니 구슬픈 소리를 내면서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그리고는 학이 날아올랐던 자리에서 세 개의 섬이 나란히 솟아올랐다. 젊은 장사는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산에 올라와 세 개의 섬을 바라보았다. 이는 아마도 하늘이 자신의 의지를 시험하느라 시련을 주신 것으로 생각하고 더욱 무예 수련에 정진했다. 후에 젊은 장사는 나라의 훌륭한 장수가 되어 큰 공을 세웠다. 마을 사람들은 세 마리의 학이 하늘로 오르면서 생긴 섬이라 하여 이 섬을 삼학도(三鶴島)라 불렀다. 지금은 세 섬이 매립되었다. 참고자료 : 이영식 전라남도 문화공보담당관실. 명소지명유래집. 목포문화원

<저작권자 ⓒ 한국역사문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