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 도동서원

한훤당 김굉필은 1454년 서울 정릉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정몽주 길재 김숙자 김종직으로 이어지는 도학의 정통성을 계승한 조선의 학자다.

달성 도동서원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 유산 9개의 서원 중 한 곳이다


달성 도동, 경주 옥산, 영주 소수, 안동 병산, 안동 도산, 함양 남계
논산돈암, 정읍 무성, 장성 필암

낙동강이 유유히 감돌아 흐르는 대니산의 다람재를 넘으면 도동서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김굉필도 이곳 다람재에 올라서서 시를 읊었다.

한 그루 늙은 소나무 길가에 서 있어
힘들게 오가는 길손을 맞이하네
찬 겨울에 너와 같이 변치 않는 마음
지나가는 사람 중에 몇이나 있을고

한훤당 김굉필은 1454년 서울 정릉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정몽주 길재 김숙자 김종직으로 이어지는 도학의 정통성을 계승한 조선의 학자다.

1498년 무오사화가 일어나자 김종직의 문하에서 붕당을 결성했다는 죄로 평안도 희천으로 유배되고, 1504년 갑자사화 때 전라도 순천에서 사약을 받았다. 그 후 1506년 중종반정 뒤 성리학의 기반구축과 인재 양성에 끼친 업적이 인정되었다. 광해군2년(1610년)에 정여창, 조광조, 이언적, 이황과 함께 받들어진 '조선5현' 가운데 김굉필은 그 으뜸인 수현으로 모셔졌다.

김굉필은 김종직 문하에서 학문을 닦다가 '소학'에 깊이 빠져들었다. 스스로 소학동자라 하며 소학을 알지 못하고는 학문을 할 수 없다고 강조하였다.

인조3년(1625년)에 세운 그의 신도비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어버이 섬김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효행이 백 가지 행실의 근본이다. 항상 공경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게을리 하지마라. 남들이 비판하더라도 따지지마라. 남의 악을 말하면 마치 피를 입에 머금어 남에게 뿜는 것과 같아서 먼저 자기 입을 더럽힌다. 노비들을 굶기지 말고 말을 많이 하지 마라. 그리고 재물 밝히기를 삼가라고 당부하였다.

도동서원은 한훤당 김굉필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서 건립한 서원이다. 1568년 유림에서 현풍현 비슬산 기슭에 사우를 지어 향사를 지내오다가 1573년 쌍계서원으로 사액되었느나 1597년 왜란으로 전소되었다. 그 후 1604년부터 2년 동안 지금의 자리로 옮겨 짓고 보로동서원으로 부르다가, 1607년에 도동서원으로 사액령을 받고 1610년 사액 현판을 봉안하였다. 1871년 흥선대원군이 전국에 서원 철폐령에도 불구하고 존속한 47개 서원 중의 하나이다.

산지형 서원의 배치 형태로 진입공간, 강학공간, 제향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 외에 신도비, 전사청, 증반소 등이 있다. 진입공간에는 외삼문과 수월루, 강학공간에는 중정당, 거인재, 거의재, 장판각이 있으며 제향공간에는 사당이 있다. 강당과 사당이 보물 제 350호로 지정이 되었고 아울러 담장까지 보물로 된 특이한 곳이다. 2019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중정당은 강학공간으로 높은 기단 위에 세워져 있으며 정면5칸 측면 2칸의 주심포 기둥에 맞배지붕으로 되었다. 좌우로 한 칸씩 온돌방이고 가운데 3칸은 우물마루를 깐 대청이다. 강당의 기단은 지대석과 면석 그리고 갑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갑석 아래의 면석에는 여의주와 물고기를 물고 있는 용머리 4개가 설치되었다. 또한 좌우에 다람쥐 모양의 길함을 나타내는 동물상과 상서로운 꽃문양이 조각되었다. 동입서출이라고 해서 동쪽에는 올라가는 자세이고 서쪽에는 내려가는 모양으로 조각하였다.

중정당 앞에는 유생들의 거처이자 공부를 하는 동재와 서재가 있다. 원래 이곳이 학의 형상이라 하여 두 날개를 눌러서 요동치지 않도록 양쪽 날개 자리에 재실을 지었다고 한다. 도동서원은 북향을하고 있기때문에 서쪽에 있는 건물이 동재이고 동쪽에 있는 건물은 서재이다. 강당에서 바라보았을 때 왼쪽이 동쪽, 오른쪽이 서쪽이라는 전통적인 방위개념 때문이다.

수월루 앞에는 오랜 풍상을 겪은 400년 넘은 은행나무가 우람하다. 한강 정구가 서원을 지으며 심은 나무이다. 그는 김굉필의 외증손자가 된다. 매년 2월과 8월에 향사를 지낸다.


중정당과 담 (보물 제3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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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