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후에 찾는 안식, 삼우제와 49재

우리의 전통 사회에서는 이른바 사례라고 해서 관혼상제를 꼽았으며 그 가운데서도 죽음과 관련된 상례와 제례를 중요시하였다

죽음 후에 찾는 안식

생사는 음양이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살아 있는 것은 언젠가 죽어야 한다는 것은 매우 평범한 사실이다. 우리의 전통 사회에서는 이른바 사례라고 해서 관혼상제를 꼽았으며 그 가운데서도 죽음과 관련된 상례와 제례를 중요시하였다. 우리의 관습은 일반적으로 죽음이란 말조차 입에 올리기를 꺼려했다. 동서고금에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인생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였으며 죽음에 관한 주제가 종교, 제의, 신화, 예술, 철학 등의 모든 분야에 걸쳐 깊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삼우제는 석삼三, 지낼우虞, 제사제祭를 말한다. 장례를 치른 후 3일째가 되는 날 지내는 제례이다. 제사 당일에 지내는 초우, 그 다음 중우, 삼우로서 마지막에 지내는 것이 삼우제이다. 우제란 유교에서 시신을 매장한 뒤 죽은 자의 혼이 방황할 것을 염려하여 편안히 모신다는 의미에서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삼우제를 지내고 상복을 벗는데 3년상을 지내는 집에서는 상복을 벗지 않고, 삼년상을 지내지 않는 집에서만 상복을 벗는다. 상복을 벗을 때에는 상복에 묻은 잡귀를 쫓는다는 의미로 벗은 상복을 펴놓고 불 위에다가 세 바퀴 돌리고 물에 담군다. 묘소가 고향의 선산 등 먼 곳에 있는 경우에는 묘소에서 삼우제 겸 탈상제를 지내고 탈상을 하기도 한다.



49재는 사람이 목숨을 마친 뒤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기까지의 기간을 중음(中陰)이라 하는데 그 기간이 바로 7•7일 곧 49일이며 이 동안에 7왕에게 생전에 행한 업보에 대하여 조사를 받는다고 한다. 이어서 백일, 1년, 3년 될 때 또 3왕(지옥의 10대왕중에서 세 번째 왕, 송제대왕-한빙지옥을 관장한다)에게 심판을 받아 그 결과에 따라 육도 가운데 한 곳에 태어난다고 한다.

지옥 사상과 신앙은 불교에 들어와 활짝 꽃피었다. 그러나 지옥 사상의 기원이 불교에서 비롯한 것은 아니다. 중국의 경우 지옥이란 말은 불교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쓰이지 않았으며 황천(黃泉)이란 고유한 말이 널리 쓰였다. 불교의 지옥을 대표하는 것은 팔대지옥이 있다. 또는 팔열지옥이라고도 한다. 그것은 등활, 흑승, 중합, 호규, 대규, 염열, 대열, 무간이 있다.

불교의식에서는 사람이 죽은 다음 7일마다 불경을 외면서 재를 올려
죽은 이가 그동안에 불법을 깨달아 다음 세상에서 좋은 곳에 사람으로 태어나기를 비는 제례 의식이다. 그래서 칠칠재라고도 부르며 이 49일간을 중유 또는 중음이라고도 한다. 이 기간에 죽은 이가 생전의 업에 따라 다음 세상에서의 인연, 즉 생이 결정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유교에서도 이 49일 동안에 죽은 이의 영혼을 위하여 그 후손들이 정성을 다하여 재를 올리면 죽은 부모나 조상이 후예들의 공덕에 힘입어 보다 좋은 곳에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고, 또 그 조상의 혼령이 후손들에게 복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이러한 천도의식이 언제부터 있어 왔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속설에는 문수보살을 친견하기 위하여 정암사에 머물렀던 자장이 일시의 교만으로 거지로 변신하고 온 문수보살을 만나지 못했는데 뒤늦게 문수임을 깨달은 자장이 뒤를 쫓아갔으나 육신으로는 어쩔 수가 없었다 한다. 자장은 육신을 버리고 문수의 뒤를 따라 하늘로 가서 보살을 만났지만 돌아와 보니 육신은 이미 화장한 뒤였으며 이때부터 사십구재가 생겼다는 설이 있다. 다음 기회에 불교에서 말하는 지옥 사상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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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