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유산을 간직한 천안 성불사

성불사에 대해서는 사찰 이름만 『동국여지승람』에 언급되었을 뿐이지만 태조산 주변의 다른 사찰과 함께 이미 고려시대에 세워져 조선 초기까지 맥이 이어져 온 것으로 짐작된다. 경내에는 대웅전, 산신각, 칠성각, 범종각, 요사채 등을 갖추고 있는 전통 사찰이다.

천년유산을 간직한 천안 성불사

천안에는 사찰이 여럿 있고 저마다의 특색이 있는데, 그중 성불사도 마찬가지이다.
성불사 일주문을 지나 언덕길을 조금 올라오면 경내로 들어서는 입구는 말라버린 담쟁이 덩쿨로 뒤덮인 돌담과 돌계단이 나타난다.  수령 500년 이상이 아니면 명함을 못 내밀 정도로 최고 수령 2021년 기준 839년을 맞이한 느티나무의 세월만큼 성불사의 창건 시기도 그만큼 오래되었다는 뜻일 것이다.

▲ 대웅전과  마애삼존불, 16나한상



문화재자료 제10호인 천안 성불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로 마애상들이 조성되어있는데 고려 초 연기(烟起)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창건했다고 전하나 확실하지는 않다. 성불사에 대해서는 사찰 이름만 『동국여지승람』에 언급되었을 뿐이지만 태조산 주변의 다른 사찰과 함께 이미 고려시대에 세워져 조선 초기까지 맥이 이어져 온 것으로 짐작된다. 경내에는 대웅전, 산신각, 칠성각, 범종각, 요사채 등을 갖추고 있는 전통 사찰이다.

전각들이 위치한 뒤편 산자락에 있는 마애 석가삼존불과 16나한상, 그리고 희미하게 보이는 일군의 불입상들로서, 2002년 8월 10일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69호로 지정되었다. 이 마애상들의 조성 시기는 조각기법이나 신앙적 분위기, 사찰이 소재한 태조산 일대의 역사적 배경, 사찰 창건에 대한 후대의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11세기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 태조 왕건이 사찰을 짓게 명하여 도선국사가 이곳에 왔는데, 그때 마침 백학 세 마리가 날아와 천연 암벽에 불상을 조성하다 완성하지 못한 채 날아가 버렸다고 한다. 불상을 완성하지 못하였으니 처음에는 '아니불(不)'을 써서 성불사(成不寺)라 하였는데, 현재는 '부처불(佛)'로 바꾸어 성불사(成佛寺)로 부르고 있다.

대웅전에는 불상을 따로 모시지 않고 있다. 대신 대웅전 뒤편 암벽에 불입상과 마애석가삼존 16나한상이 새겨져 있다.
천안 성불사 마애석가삼존16나한상 및 불입상은 고려 전기에 조성 된것으로 추정되며 유형문화재 제169호로 지정되어 있다. 불입상은 형체만 어렴풋이 남아 있어 아쉬웠지만, 마애석가삼존16나한상은 꽤 선명하게 남아있다.

마애석가삼존 16나한상은 커다란 연화대좌(부처가 앉아 있는 연꽃 모양의 자리) 위에 앉아 있는 석가여래를 중심으로 좌우에 보살이 서 있고, 그 주위로 마치 암벽에서 수도하는 나한들이 감실(불상을 모시기 위해 만든 작은 공간) 같은 곳에 한 구씩 앉아 있는 모습이다. 나한은 턱을 괴고 앉거나 무릎을 세우고 앉는 등 자세가 자유롭고 다양하다. 나한은 불교에서 깨달음을 얻은 성자를 가리키는 말로 고려시대에는 나한재(나한을 신앙의 대상으로 기원하는 의식의 하나)를 베푸는 등 나한 신앙이 성행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6나한상, 500나한도 등 조각이나 그림으로 나한을 조성한 사례가 종종 있으나 이렇게 바위에 조각한 사례는 성불사 16나한상이 유일하다. 소중한 불교유산을 간직한 역사가 깊은 사찰이다.
요즈음 코로나19로 사회적거리를 두면서 실내보다는 자연 위주의 여행을 찾는 이에게도 성불사는 힐링이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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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