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 이야기 2

남원시 주천면 호기리 방상시 벅수

장승 이야기 2


남원시 주천면 호기리 방상시 벅수.

방상시方相氏란것은, 중국의 주周나라와 한漢나라때, 궁궐과 일반백성들이 잡스러운 귀신이나 역신(천연두)을 쫒아 내기 위하여, 섣달 그뭄날에 베풀었던 나례의식儺禮儀式에서 사용을 한 신神으로, 눈(目)이 4개 달린 탈(假面)을 뜻하며, 제멋대로 생긴 얼굴을 가진 사람으로 표현되는, 용맹하고 사나운 미친남자(狂夫)를 뜻한다. 그리고, 눈이 2개만 표현된, 방상시는 기倛라고 하여, 그냥, 일반적인 탈로 나눔을 하였다.

전라북도 민속자료 제16호 주천 돌벅수 (2001, 황 준구, 사진).  /  국가민속문화재 제16호 방상시 탈 (국립중앙박물관, 사진)



우리나라에는 고려시대때 방상시가 도입이 되어, 왕실의 장례의식이나, 구나驅儺의식 (疫鬼를 쫓는 의식)에 사용이 되기 시작을 하였고, 나무를 사용하여 만들었으며, 종이나 볏짚을 엮어서 만든 간편한 방상시탈은, 주로 일반 백성들이 사용하였다.

방상시는 곰의 가죽을 뒤집어쓰고, 황금빛 4개의 눈을 가졌으며, 검은색 저고리와 붉은색 치마를 입었고, 창, 도끼, 방패를 들고 있다. 4개의 눈중에, 위쪽의 두 눈은 지금 살고 있는 세상 (이승)을 보고, 아래의 두 눈은 사람이 죽은 뒤에, 영혼이 가서 사는 세상(저승)을 볼 수 있다. 동,서,남,북의 사방四方을 한꺼번에 볼 수도 있고, 전염병을 일으키는 귀신이 있는 곳 을 확실하게 살피며, 찾아내는 능력을 가졌다.

전라북도, 남원시 주천면 호기리의 미륵정이라고 알려진, 돌 벅수法首는, 전라북도 민속자료, 제16호다. 일제강점기 때의 표현 방식으로, 주천석장승朱川石長丞으로 기록이 되어, 보호되고 있다. 조선시대 초기의 작품으로 추정이 되며, 1850년 무렵에, 마을사람 김근수의 꿈에 나타난 이후에, 논바닥에서 발견이 되어 찾아낸 것이다. 김근수의 살붙이들은, 매년 칠월칠석날에 미륵고사彌勒告祀라고 하며, 제사를 지내고 있다. 마을사람들은 미륵 혹은 미륵정이이라고 부르며, 소중하게 여긴다.

미륵이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 조선시대에 만들어 졌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오직 하나만 남아 있는, 귀신을 전문으로 쫒아내는 역할의 방상시方相氏라고 불리는, 돌벅수法首다. 4개의 눈을 가졌으며 치마를 입었고, 손에는 무기를 들고있는 전형적인 수호신상이다.

조선시대 때, 남원을 동,서,남,북 4방에서 지켜주던 수호신들 중의 하나이며, 나머지 3개(基)는 모두 행방불명이 되었고, 오직 하나만 남아 존재하는, 귀신을 전문으로 쫒아내는 역할을 하는, 남원의 귀중한 수호신으로, 방상시라는 이름을 가진 돌벅수다. 주천석장승이 아니라, 주천 방상시 벅수로 고쳐져야 옳은 표현이 된다.

나례의식儺禮儀式과 구나驅儺의식은, 삼국시대때 부터 왕실과 민가에서, 무당이 묵은 해의 몹쓸귀신과 전염병을 퍼뜨리는, 역신을 쫓아내기 위하여 벌이던, 의식이다.    출처 /황준구의 장승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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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