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제자들의 집단 환속 사건

부처님 제자들의 집단 환속 사건

 

<법화경> ‘방편품’에는 세존께서 ‘여래가 성취한 진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높고,  말로도 표현할 수 없고, 뜻으로도 분별할 수 없으며,  성문이나 연각의 지혜로도 미치지 못하는 가장 높은 실상미묘법이어서,  오직 부처와 깨달은 사람만이 이 법의 참모습을 알 수 있다.’고 말씀하시 자,  이 말이 고까워서 비구· 비구니·우바새· 우바이 5천명이 자리에서 일어나 설법도 안 듣고 가버린 사실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자리를 뜬 이들은 지은 죄업이 무겁고,  거만할 뿐만 아니라,  아직 얻지도 못하고 얻었다 하고,  깨닫지 못하고서 깨달았다고 하는 사람들로,  그런 허물 때문에 더 머물러 있지 못한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하셨지만,  쉽게 말하자면 ‘성문· 연각의 지혜로도 내 설법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부처님의 말씀에 자존심이 상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부처님의 설법에 자리를 뜬 정도가 아니라 제자들이 집단으로 환속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앙굿따라니까야> ‘불더미의 비유 경’에 등장하는 이 사건은,  부처님이 제자들과 함께 꼬살라국을 유행하시다가 타고 있는 큰 불더미를 보시고는 제자들에게 하신 이 말씀 때문이었지요.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저 큰 불더미가 타면서 작렬하고 불꽃이 튀는 것이 보이는가?,  지금 저렇게 타면서 작렬하고 불꽃이 튀는 저 큰 불더미를 끌어안고 앉거나 눕는 것과 곱고 부드러운 수족을 지닌 왕족이나 바라문,  또는 장자의 소녀를 끌어안고 앉거나 눕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좋은가?”

 

불꽃보다는 소녀가 좋다는 제자들의 대답에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계행을 지키지 않고,  악한 성품을 지니고,  부정(不淨)하고,  의심스런 행동을 하고,  감추기를 좋아하고, 수행자가 아니면서 수행자인체하고,  청정하지 않으면서 청정한체하고,  안으로 부패하고 오염되고 혼탁한 자에게는 곱고 부드러운 수족을 지닌 왕족이나 바라문,  또는 장자의 소녀를 끌어안고 앉거나 눕는 것보다 저렇게 타면서 작렬하고 불꽃이 튀는 저 큰 불더미를 끌어안고 앉거나 눕는 것이 더 낫다.”

 

그리고 부처님은 그 이유를 불더미를 끌어안는 것이 당장은 괴롭더라고 몸이 파괴되어 죽은 뒤에 악도(惡道)의 고통이 따르지 않지만,  수행자답지 못한 자가 소녀를 끌어안고 눕게 되면 오랜 세월 악도(惡道)의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나아가,  ‘수행자답지 못한 자가 부유한 장자나 바라문들의 인사를 받아 즐기는 것,  합장을 받아 즐기는 것,  믿음으로 보시한 옷· 탁발음식· 침구· 좌구· 처소를 받아 즐기는 것은 노끈을 번갈아 당겨서 살과 힘줄과 뼈를 자르거나,  힘센 사람이 기름칠한 날카로운 창으로 가슴을 찌르거나,  달군 철판으로 온몸을 두르거나,  달군 쇠구슬을 삼켜 입술과 내장을 태우고 배설하거나,  달구어진 쇠침대에 눕히거나,  끓는 솥에 던져 이리저리 뒤집고 삶아지는 것보다 못하다’는 끔직한 말씀도 하십니다.

 

그러자 그때 설법을 들은 60명의 제자가 그 자리에서 피를 토했고,  다른 60명의 제자는 더 이상 가르침을 실천하기가 너무 어렵고 겁이 나서 집으로 돌아갔으며,  나머지 60명만이 수행을 계속하여 번뇌를 소진했다고 합니다.

 

가끔 수행이 힘들고 어려워서 승단을 떠나는 제자들은 있었어도 이처럼 부처님 설법을 들은 제자들이 집단으로 환속한 것은 참으로 엄청난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한 60명도 청정하지 못한 비구들이었다고 하니,  그 당시에 수행을 게을리 하고 계행이 청정하지 못한 비구들만 부처님이 따로 불러 말씀하신 것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여하튼,  이 집단 환속사건의 요지는,  수행자답지 못한 비구가 신도들로부터 인사를 받고,  존경을 받고, 공양물을 받아 향유하는 것은 악도의 큰 고통이 따른다는 것으로,  재가의 공양과 시주가 그렇게 엄중하다는 말씀이기는 하지만,  거짓과 위선이 판을 치는 세상에 대한 경고의 말씀이기도 합니다.

편집부 / 박호석_전,대한불교삼보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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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