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살린 술 면천 두견주(沔川 杜鵑酒)

진달래꽃을 두견화라 불렀다.

면천 두견주(沔川 杜鵑酒)

매화, 산수유, 벚꽃, 진달래, 유채꽃 등 다양한 꽃들이 전국을 아름답게 물들이며 봄 분위기를 잔뜩 고조 시키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여러 가지 꽃을 이용해 다양한 술들을 빚었다. 매화주, 국화주, 두견주 등. 그중 진달래꽃으로 빚은 술이 바로 두견주다. 여기에서 두견주라고 하는 이유는 진달래꽃을 두견화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진달래는 식용이 가능하여 술과 음식에 자주 사용 되었다.

두견주는 서울의 문배주, 경주교동법주와 함께 소위 국주로 지칭 된다.  1986년 11월 1일 故 박승규 씨가 기능보유자(중요무형문화재 제86호)로 지정돼 전승됐으며, 이후 2004년 8월 결성된 보존회가 2007년 3월 문화재청으로부터 면천두견주 보존회'로 인정받으며 명맥을 이어왔다.




두견주는 충청남도 당진시 면천면의 것이 특히 유명한데, 주민들은 약 1,200년 전부터 두견주를 빚어왔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와 1963년 정부의 양곡주 제조 금지령으로 인해 중단되었다가, 1986년 정부의 민속주 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박승규씨를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하면서 재생산되었다. 2001년 박승규씨의 작고 이후 또다시 생산이 중단되었다가, 2003년 당진시가 면천 두견주 재생산 프로젝트를 진행해 2007년 9월부터 재생산되기 시작했다.


면천 두견주는 4월 초순에 진달래꽃을 채취하여 꽃술을 떼고 말려 두었다가 찹쌀로 혼합하여 빚는다. 예로부터 백약지장(百藥之長)이라 일컬어오고 있으며 ‘두견주 석잔에 오리를 못간다’는 옛말이 있을 만큼 은근하게 취한다는 두견주는, 정월 첫 해일(亥日)인 상해일에서 3월 진달래꽃이 만개 될 때까지 술밑이 만들어지고 두 차례 담금 한 다음 2-3주간의 발효, 숙성기간을 거치는 고급 약주이다. 두견주(杜鵑酒)는 진달래꽃의 빛깔이 그대로 술에 배어들어 연한 황갈색을 띤다. 신맛과 누룩 냄새가 거의 없고 진달래꽃의 그윽한 향을 느낄 수 있다. 알콜 함량은 18%로 다소 높지만 은은한 단맛이 있고 부드러워 마시기에 편하다. 아지라인' 이라는 성분이 담겨 있어 항산화 효과뿐만 아니라 성인병 예방에 효능이 있다. 만성 기관지염에 좋고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피로회복에 효과가 좋다. 특히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주어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진달래꽃의 꽃술에는 독성분이 있으므로 술을 담글 때 꽃술이 섞여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운양집(雲養集)에 의하면 1000년 전 고려의 개국 1등 공신에 책봉된 복지겸 장군은 나라가 안정되자 고향인 면천으로 낙향해 백성과 더불어 살아갔다. 그러던 그에게 큰 병이 들어 온갖 약을 써도 차도가 없었다. 효성이 지극했던 장군의 어린 딸 영랑은 쇠약해진 아버지를 위해 매일 같이 면천의 아미산에 올라 아버지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리던 백일째 되던 날 꿈에서 신선이 나타나 ‘아미산에 핀 두견화와 찹쌀로 빚되 반드시 안샘의 물로 빚어 100일이 지난 다음에 마시고 은행나무를 심어 정성을 드리면 나을 수 있다'는 계시를 받게 되었다. 그 뒤 장군의 병은 씻은 듯 나았다고 한다. 이때부터 면천두견주는 효성으로 빚어 아버지의 생명을 구한 술이라는 명주로 알려지게 되었고, 두견주를 약술로 빚게 되었다. 이 설화에 함께 나오는 은행나무는 실제로 만나볼 수 있다. 옛 면천초등학교 터에 자리잡고 있으며, 당진시내 최고 수령을 자랑한다. 국가천염기념물 제551호로 지정되어 있다.


                                                                                천연기념물 면천 은행나무 목신제
고려 개국공신 복지겸의 딸 영랑이의 효심이 깃든 당진의 천연기념물 면천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551호)에 대한 목신제(木神祭)가 지난 3월3일(음력 2월 1일) 구 면천초등학교에서 개최됐다.    ( 이미지 네이버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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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