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대사가 만든 성불도 이야기

불법은 자비를 근본으로 삼고 방편의 문을 열어 무량한 중생들을 제도하는 가르침

서산대사가 만든 성불도 이야기

불법은 자비를 근본으로 삼고 방편의 문을 열어 무량한 중생들을 제도하는 가르침이다.

별자리의 운행과 하늘의 이치를 깨닫고 사람의 길을 밝혀주는 놀이가 윷놀이다. 불도에 입문하여 성불에 이르는 길을 재미있는 놀이로 만든 것이 성불도 이다. 성불도는 조선 중기 서산대사가 대중들에게 어려운 불교의 교리와 육도윤회하는 세계 그리고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재미있는 놀이로 만든 것이다. 서산대사께서 그 당시에 무지한 대중들에게 어려운 불법을 재미있게 전달하고자 하는 자비와 방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불법은 자비를 근본으로 삼고 방편의 문을 열어 무랑한 중생을 제도하는 가르침이다. 성불도판은 윷판보다 10배 이상 복잡하고 자세하게 불도의 이치를 표현하고 있다.

80년대 말에 서울 법련사에서 불일회보와 불일출판사. 불일서점을 함께 주관한 적이 있다. 그때 서산대사가 대중을 위해 성불도 만든 뜻을 생각하고 "성불합시다 성불도를 통한 불교입문"을 출간하였다. 그리고 성불도 놀이판을 여러 가지 수집하여 새롭게 성불도 놀이판을 만들었다. 자료를 수집하다 보니 광주 관음사 상인스님께서 성불도 놀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보급에 힘쓴 흔적을 보았다.


그러면 서산대사 이전에는 성불도 놀이가 없었을까? 성현의 용재총화에 따르면 조선 태조때 정승을 했던 하륜이 불가에서 즐기는 성불도를 보고 승경도를 제작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관직 체계를 도표로 표시하고 주사위에 덕. 재. 근. 감. 연. 빈.의 여섯 글자를 써서 덕과 재면, 올라가고 연과 빈이 나오면 내려오는 방식이다. 위의 기록에 따르면 성불도 놀이는 고려불교에서 이미 성행했음을 알 수 있다. 서산대사가 기존의 여러 가지 성불도판을 정리하여 조선불교의 형편에 맞게 재편집하여 대중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고려 때는 오교구산등 불교의 종파가 각기 발전하여 사회적인 세력을 형성하였다. 그러나 조선 때는 정책적으로 박해를 받으면서 선교 양종으로 통폐합된다. 성불도에는 조선불교의 특성을 살려 성불의 길이 세개의 문으로 나뉜다. 참선문. 염불문. 간경문이 그것이다. 참선. 염불. 간경은 조선불교의 삼대 사업으로 불린 수행의 3요소였다.

성불도 놀이는 윷판처럼 성불도판이 있다. 성불도는 불교의 우주관과 수행방식을 도판으로 재미있게 설명해 놓은 것이다. 하단 중앙의 인간을 시작으로 좌우에 동서남북의 사대륙이 있고 욕계. 색계. 무색계 28천이 있다. 그리고 도리천의 33천의 세계도 펼쳐진다.


사방 중간에는 아귀문과 참회문 독사. 무골충 등의 삼악도 세계가 있다. 성불도판에는 지옥. 아귀. 축생. 인간. 수라. 천상 등 육도윤회의 세계가 있다. 중심사각형안으로 들어가면 육도윤회에서 벗어난다. 하늘의 신들보다 인간에게 깨달음의 길이 더욱 크게 열려있는 것이 주목된다.

놀이의 최종 목표인 성불에 이르기까지 108단계를 거쳐 진행된다.
성불도 진행 방법을 보면,


1. 자신의 불패를 정한다. 8대 보살이나 10대 제자 이름을 받아 자신이 아란존자가 되어 성불의 길을 가는 것이다.
2. 불패를 모두 인간에 놓는다.
3. 나무아미타불이 새겨진 주사위 세개를 성불도 판 위에 던지며 큰소리로 나무아미타불을 염불한다. 이때 모든 대중이 합장하고 함께 염불한다.
4. 주사위 윗면의 글자에 따라 불패를 옮긴다. 3불이 나오면 참선문. 2불이 나오면 간경문 1불이 나오면 염불문 3타가 나오면 1불로 간주한다. 2타가 나오면 입산으로 진행한다.
5. 남녀노소. 승속을 막론하고 먼저 성불한 사람을 법상에 모시고 삼배를 올린 다음 설법을 청해 듣는다.
6. 성불한 사람은 중생제도를 위해 지옥에 빠진 사람 몫까지 놀아 주어 마지막 한명 까지 성불시킨다.
7. 모두 성불해야 성불도 놀이가 끝난다. 자타일시성불도  자료출처 / 현장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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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