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7호 천안 봉선홍경사 갈기비 (天安 奉先弘慶寺 碣記碑)

절 이름 앞의 ‘봉선(奉先)’은 불교의 교리를 전하고자 절을 짓기 시작한 고려 안종(安宗)이 그 완성을 보지 못하고 목숨을 다하자, 아들인 현종(顯宗)이 절을 완성한 후 아버지의 뜻을 받든다는 의미로 붙인 이름이다

국보 제7호 천안 봉선홍경사 갈기비 (天安 奉先弘慶寺 碣記碑)

봉선홍경사는 충청남도 천안시 성환읍 대홍리 고려 현종 12년(1021)에 창건된 절이다. 절 이름 앞의 ‘봉선(奉先)’은 불교의 교리를 전하고자 절을 짓기 시작한 고려 안종(安宗)이 그 완성을 보지 못하고 목숨을 다하자, 아들인 현종(顯宗)이 절을 완성한 후 아버지의 뜻을 받든다는 의미로 붙인 이름이다. 현재 절터에는 절의 창건에 관한 기록을 담은 비석만이 남아 있다.

천안 봉선홍경사 갈기비(보호각)


봉선홍경사 갈기비


좌측에서본  봉선홍경사 갈기비(귀부)


봉선홍경사 갈기비(귀부)


봉선홍경사 갈기비(비신)


봉선홍경사 갈기비(부분)


봉선홍경사 갈기비(비문)


홍경사 갈기비(측면보살화문)


비각을 세우기전의  갈기비



갈비(碣碑)는 일반적인 석비보다 규모가 작은 것을 말하는데, 대개는 머릿돌이나 지붕돌을 따로 얹지 않고 비신(碑身)의 끝부분을 둥글게 처리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천안 봉선 홍경사 갈기비는 거북 받침돌과 머릿돌을 모두 갖추고 있어 석비의 형식과 다르지 않다. 1962년 12월 20일 국보 제7호로 지정되었다.

천안 봉선 홍경사 갈기비는 귀부(龜趺)[거북 모양의 받침돌]와 비신, 그리고 이수(螭首)[비석의 머리 등에 용의 모양을 아로새긴 형상]로 이루어져 있는데 전체 높이가 289㎝에 이르는 대형이다.
지대석은 길이가 250㎝, 너비가 175㎝이며, 기단석은 길이 200㎝, 너비가 165㎝, 높이 15㎝이다. 비신 받침돌은 길이 130㎝, 너비 53㎝이고, 비신은 길이 96㎝, 너비 21㎝, 높이 188㎝이다. 이수는 55㎝의 높이로 올렸는데 화강암으로 제작하였고, 비신은 대리석으로 만들었다.

귀부는 화강석으로 지대석과 동일석으로 만들었는데 등에 귀갑의 무늬가 있고 어룡이 머리를 오른쪽으로 돌리고 있다. 비신 받침은 귀갑의 중앙부에 돌려 장방형으로 이루어졌고 여기에 앙련(仰蓮)의 연화를 돌리고 있다. 이수는 용을 조출(彫出)한 것인데 용출하는 용의 기상이 전면에 어우러져 있다.

거북모습의 받침돌은 양식상의 변화로 머리가 용의 머리로 바뀌었고, 물고기의 지느러미 같은 날개를 머리 양쪽에 새겨 생동감을 더하고 있다. 비몸돌 앞면 윗쪽에는 ‘봉선홍경사갈기(奉先弘慶寺碣記)’라는 비의 제목이 가로로 새겨져 있다. 머릿돌에는 구름에 휩싸인 용이 새겨져 있다.

비신의 상단에 ‘봉선 홍경사 갈기(奉先 弘慶寺 碣記)’라는 글씨가 가로로 쓰여 있고, 테두리에는 당초문(唐草文)으로 띠을 돌리고 좌우 측면에는 보상화(寶相華) 무늬로 장식하여 매우 화려하다. 비문은 자경 2.4㎝ 크기의 해서(楷書)로 새긴 것인데, ‘해동공자’로 불리던 고려시대 최고의 유학자 최충(崔沖)이 짓고 백현례(白玄禮)가 쓴 것이다. 천안 봉선 홍경사 갈기비는 홍경사를 지은 지 5년 후인 고려 현종 17년 1026년에 건립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금석문]
천안 봉선 홍경사 갈기비는 홍경사의 전반에 관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비문의 내용에 의하면 “왕명을 받들어 최충이 비문의 내용을 짓고 당시[1026]의 명필이었던 백현례가 글씨를 썼다. 고려의 제8대 임금 현종이 부왕 안종의 평소 소원이었던 불법을 널리 전파하고자 했던 뜻을 이어받아 당시에 수초가 우거지고 도적이 자못 많이 출몰하여 행인을 괴롭히던 이곳[옛 직산현 성환역 주변]에다 병부 상서 강민첨 장군과 김맹을 별감사로 삼아 현종 8년(1016년)부터 현종 13년(1021년)의 만 5년에 걸쳐 법당, 행랑 등의 200여 칸의 건물과 서쪽에 80칸의 광연 통화원 건물을 지어 길가는 나그네와 공무 수행의 사람들에게는 잠자리와 먹을 것을 제공하고 말과 소 등에게는 마초를 제공하여 편의를 도모하였다.”라고 건립 배경이 나타나 있다고, 한국학중앙연구원 향토문화전자대전에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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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