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 철도관광

특집 2 철도관광

 

철도관광 어디까지 즐겨 보셨나요 서로 만나 행복해지는 놀라운 기적

글 박석민 코레일광주본부 영업처장

 

경주·부곡· 제주로 항하는 신혼열차는 대단한 인기가 있었는데 당시 동아일보 86.3.24일자는 “신혼열차 크게 인기, 봄철 들자 승객 몰려 좌석 구하기도 어려워져" 라는 제목 하에 일요일인 23일 오후5:40분 서울발 경주행 신혼열차는 정원468석을 234쌍의 신혼부부로 모두 채워 만원으로 떠났다고 보도했다.

 

기적소리 울리며 기차가 서는 곳이 역(驛)이다. 글자를 분해하면 馬(말마),  (그물망),  幸(행복행)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물망처럼 엮여진 길에 말을 타고 와서 서로 만나서 행복해진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 의미로 찾는 순간 역이란 단순히 사람을 실어 나르는 역할 이상의 뜻 즉 '행복의 의미가 담겼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관광(觀光)은 다른 지방이나 다른 나라의 풍속, 풍광을 유람하는 일이라고 풀이하는데, 인류가 행복을 추구하는 중에 누리는 큰 기쁨이다.  그래서 철도관광은 기차를 타러 나온 순간부터 이동, 종료하는 시점까지 전 과정에서 관광을 즐기는 것으로 역에서 호두과자, 빵, 사이다를 사먹고, 신나게 달리는 기차를 타는 재미, 차창 밖 전경을 감상하는 것 등 모두가 행복의 순간이다.

 

말이 아닌 기차 타고 금강산을 가다.

철도관광은 기차가 생기는 순간부터 탄생하였다.  1899년 경인선 철도가 생기자

육당 최남선은 “우렁차게 토하는 기적소리에/ 남대문을 등지고 떠나 나가서/

빨리 부는 바람의 형세 같으니/ 날개 가진 새라도 못 따르겠네” 라며

처음 기차를 본 소감을 표현하였다.

이후 경부·호남·경의선 등이 개통되면서 전국을 유람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호남도 서울과 가까워진 것은 1914년에 호남선이 개통된 뒤부터이다.  이전에는 영산강 물길과 서해를 통해 개성, 한양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수월했지만 철길이 갈재를 통과하여 전남으로 들어오면서 교통 역사가 바뀌었다.  재미있게도 1933년에 보성군 복내면 선동마을에 살았던 선비 임기현은 나이 60세에 기차를 타고 금강산 유람을 떠났는데 단 3일 만에 갔다.  조선시대에 걸어서 15일 걸리던 거리를 경전 호남~경원-금강산 철도를 타고 간 덕분에 환갑의 나이에 금강산 유람을 다녀올 수 있었던 것이다.  또 1935년에 특별한 기사가 눈에 띄는데 동아일보 장성지국에서 장성역 후원으로 1주일 간 금강산 탐방단을 모집하는데 장성뿐만 아니라 영광, 담양 각 군의 유지들도 참가하기 바란다며 내·외금강, 삼방 석왕사 등을 돌아보고 참가회비는 26원이라는 것이다.

신혼열차부터 놀라운 철도관광역사 시작돼

국내 철도관광이 활성화된 것은 GNP가 1만달러가 넘어선 이후이다. 최초로 대박을 낸것은 1985년도 나온 신혼열차이다. 경주·부곡· 제주로향하는 신혼열차는 대단한 인기가 있었는데 당시 동아일보 86.3.24일자는 “신혼열차 크게 인기, 봄철 들자 승객 몰려 좌석 구하기도 어려워져" 라는 제목 하에 일요일인 23일 오후 5:40분 서울발 경주행 신혼열차는 정원468석을 234쌍의 신혼부부로 모두 채워 만원으로 떠났다고 보도했다.  3호차에 탄 신혼부부 백문현(27), 박남례(26) 씨는 정말 아늑하고 편한 신혼열차를 타기 잘한것 같다며 기쁘다고 말했다.  신혼열차 신드롬이 생기니 풍자 개그도 생겼다.  다정한 서울부부가 차창 밖 보름달을 보면서 '자기야, 달이 정말 이쁘지? 하니 신랑이 달도 이쁘지만 자기가 더 이쁘다'라고 맞장구를 쳤다.  이를 본 경상도 아가씨가 달콤한 답변을 기대하고 신랑에게 자기야, 달이 정말 이쁘제?'라고 했더니 무뚝뚝한 경상도 신랑 왈 문둥이 가시내야, 달이 니한테 뭐라카더나?'라고해서 주변 사람들이 다 웃었다는 것이다.  신혼열차가 히트하면서 효 도열차등 여러 상품들이 줄이어 출시되었다.

두 번째로 1997년도 탄생한 정동진 해돋이 열차는 공전의 히트상품이다.  국내 관광 역사 상 최단 시간에 유명해졌고 '정동진 신드롬'이라는 말이 생길정도였다.  정동진은 1995년 모래시계 드라마가 광풍의 인기를 끄고 고현정이 바닷가 간이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중 경찰에 연행되는 장면을 촬영한 곳으로 유명해지자 철도청에서 임시열차를 운행하였다.  마침 첫 운행때 필자도 현장에 있었는데 너무도 멋진 동해 일출이 연출되자 수천명이 탄성을 자아냈는데 이로써 시작된 해맞이 열풍이 동해안 전 지역으로 확산 되면서 신년 해맞이 행사는 동해안 단골 메뉴가 되었다.

철도관광으로 강원도 비경 드러나

험산준령의 강원을 배경으로 1998년 겨울에 첫 운행한 상품이 환상선 눈꽃열차이다.  이는 태백선, 영동선 역 중에서 도로로 접근할 수 없는 산골 간이역에 내려 환상적인 눈꽃을 보자는 취지에서 국내서 제일 높은 855m의 추전역’, '땅도 세 평, 하늘도 세 평의 승부역‘에 정차하는 코스로 구성하였다.  첫 발매 때 몇 분 만에 좌석이 매진되는 등 인기를 끌어 점차 대관령 눈꽃관광 등 겨울 상품들이 관광테마가 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연이어 유명해진 것은 '정선 5일장 열차로 2일, 7일에 열리는 시골장터 구경과 정선의 황기, 취나물을 싸게 사고 수려한 자연관광이 곁들여져 인기를 끌면서 1999년에 63,380명, 2003년에는 87,000여명이 이용하여 지역경제 효과가 48억에 달하였다.  이는 폐광 지역으로 어려웠던 정선군을 살려내는 돌풍을 일으켰고 전국으로 퍼지면서 전통시장이 관광 아이템이 되는 기폭제가 되었다.  강릉역을 출발하여 황금의 코스인 해돋이 명소 정동진역, 국내최대 해수욕장 망상역, 애국가에 나오는 촛대바위 추암역을 거쳐 삼척역까지 해안선을 여행하는 바다열차가 2007년에 운행하였다.  김대중 대통령 내외가 탑승하기도 했는데, 의자가 바다로 향해 있어 기차에서 파도치는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어 현재도 계속 인기리에 운행하고 있다.

 

충청도를 여행하는 이색 기차로 영동와인을 전국 최고로 알려지게 한 와인시네마열차가 있다.  2006년에 첫 운행을 시작하였는데 열차에서 와인 시음과 더불어7080 라이브 공연과 레크레이션이 진행된다.  영동역 도착 후 와인코리아 체험장에 가서 와인 시음, 와인 족욕 및 와인 테라피를 받을 수 있어 인기 만점이며 작은 시골 군을 서울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2008년에 운행한 레일크루즈 해랑은 열차에도 품격이 있다'라는 고급 이미지로 기차에 호텔 영업을 접목하여 식사하고 잘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해랑은 '해(태양)'와 더불어 금수강산을 돌아본다는 의미의 순 우리말이다. 2박3일 코스를 보면 서울~순천~부산~청도~정동진~서울로 야간운행 중에 자고 낮에는 전국 명소를 관광하는데 일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상품이다. 이처럼 철도관광은 정동진 열차 이후에 다양한 상품 개발로 국민에게 행복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효자 역할을 하였다.  정동진의 경우 4~5만원의 땅값을 400만원대로 치솟게 만들었으며, 이름 없던 추전 승부지역을 전국에 알리고, 정선군 영동군처럼 시골 지자체를 살려내는 마중물 역할을 하여 지역마다 관광열차를 요청하는 바람이 불었다.  최근에는 농촌을 살리는 프로그램으로 농가에서 자고 농가밥상을 먹는 '레일그린열차, 시골 5일장을 찾아다니는 '팔도장터 열차와 자전거 동호인들이 좋아하는 'MTB 열차까지 생겨났다.

 

5대 관광벨트로 철도관광 업그레이드 돼

코레일은 관광열차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2013년에 철도관광 마스터플랜으로 '철도 5대 관광벨트'를 수립하였다.  5대 관광벨트는 O-train과 V-train을 통해 백두대간의 풍광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중부내륙 벨트', 풍성한 남도문화와 해양레저를 콘셉트로 한 남도해양 벨트의 S-lrain', 세계 유일의 분단의 상징에서 세계적 생태보고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생명 벨트’, 서해안 해넘이가 아름다운 서해골드 벨트의 서해 금빛열차 G-train 울산, 포항의 해안과 신라 천년고도 경주의 역사유적이 조화를 이룬 동남블루 벨트의B-train이다. 특히 중부내륙 벨트의 V-train은 대박을 쳐서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되어 주말 매진 행진을 벌였으며, 출발시 분전역은 산타마을이 조성되어 겨울뿐만 아니라 여름 산타축제도 개최하고 있다.

앞으로도 코레일은 국민 행복을 위해 더 좋은 철도 관광을 펼친다.  고속철도는 경부, 호남, 전라, 경전, 동해선 뿐만 이니라 경강선(서울~강릉)까지 빠르게 전국 주요 도시를 반나절에 연결하고, 더불어 지선은 지역에 맞는 테마 관광열차를 운행하여 관광객을 끌어 모아 지역경제도 활성화시키고 기차 관광의 즐거움을 창출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코레일로 나아갈 것이다.  출처/대동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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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