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신이 보호하는 마을신앙 1

오랜 세월 동안 마을을 수호해주던 신과 제의를 알아보며 사라져가는 마을신앙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알아보는 이야기다.

마을신이 보호하는 마을신앙 1


마을신앙을 부르는 명칭

마을신앙은 지역과 제의 방법, 모시는 신 등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주로 경기도에서는 도당제, 경상도에서는 골멕이제, 전라도 지역에서는 당산제라고 하며, 제의를 성황제 또는 서낭제로 부르는 곳도 있다. 이처럼 마을신앙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모두 마을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한다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

마을신앙은 한 마을 사는 사람들이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며 마을사람들이 함께 행하는 신앙을 말한다. 오랜 세월 동안 마을을 수호해주던 신과 제의를 알아보며 사라져가는 마을신앙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알아보는 이야기다.

마을신앙은 지역과 제의 방법, 모시는 신 등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주로 경기도에서는 도당제, 경상도에서는 골멕이제, 전라도 지역에서는 당산제라고 하며, 제의를 성황제 또는 서낭제로 부르는 곳도 있다. 이처럼 마을신앙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모두 마을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한다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


당산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시는 당산제

당산제는 전라도 지역의 마을신앙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경상도 지역이 골멕이신으로 대표된다면 전라도 지역에서는 당산신이 마을의 주신으로 모셔진 경우가 많다. 당산제의 주신인 당산신은 주로 당산할아버지나 당산할머니로 구체화된다. 그렇다고 반드시 이 두 개의 신만으로 표현되는 건 아니다. 지역에 따라서는 다른 명칭으로 당산신을 부르기도 한다. 또한 두 신이 함께 모셔진 경우가 있는가 하면 한 분만을 마을신으로 모시는 지역도 적지 않다.

당산신의 신체 역시 다양한 형태를 보인다. 당집 안에 그림으로 모셔져 있기도 하며 구체적인 신체를 지닌 경우도 있다. 후자의 경우는 주로 나무로 표현되는데 흔히 당산나무라 부르는 것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무엇보다 여러 당산신의 한 곳에 모여 있는 지역도 있다. 개별 신들의 역할이 각자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산신을 대상으로 한 마을신앙을 당산제라 부른다. 워낙 다양한 형태의 당산제가 전라도 지역에서 행해지고 있긴 하나 대체로 풍물패를 앞세워 당산신이 좌정한 곳을 찾아가 제의를 지낸 다음 다양한 놀이와 의식을 행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제의와 놀이가 바꿔 진행된다. 놀이의 경우는 농경 지역인 관계로 줄다리기가 많이 등장한다. 줄다리기로 유명한 부안읍 동문안의 당산신은 솟대당산 1기와 한 쌍의 석장승을 합해 3기의 당산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신체(神體) 가운데 동문 안 마을의 주신은 솟대당산이다. 전라북도의 고창 오거리 당산제는 마을의 다섯 곳에 위치한 당산이며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가족 당산형태로 알려져 있다. 매년 정월 대보름 제의가 행해지며 지역마다 각자의 당산제를 지낸 다음 읍내로 나와 동부와 서부로 나눠 고싸움과 줄다리기를 하고 연등놀이도 함께 진행된다.


서낭신을 주신으로 하는 서낭제

서낭은 민간신앙의 대상신 중의 하나인데, 개인적인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공동체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서낭제는 공동체 신앙의 대상인 서낭신을 주신(主神)으로 하여 지내는 민간신앙 형태로 이루어지는 공동체 의례를 말한다.


서낭신은 주로 신성하다고 인식되는 나무와 돌을 쌓은 돌무더기로 나타난다. 이러한 서낭당의 모습은 전국에서 발견된다. 이와 달리 나무 옆에 당집을 짓고 그 안에 신의 이름을 쓴 신위(神位)나 서낭신을 그림으로 그린 무신도나 혹은 말 모형을 모시는데, 서낭신을 당에 모셨다고 하여 서낭당이라고 한다. 서낭신을 말 모형으로 표현하거나 서낭신을 나타낸 무신도에서 말이 등장하는 것은 서낭신이 나그네의 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서낭신은 주로 마을의 경계에 위치하여 외부로부터 마을 내부로 들어올 수 있는 좋지 않은 재난, 나쁜 기운 등을 막는 기능을 가진다. 이와 달리 길가나 고갯마루에서 있어서 나그네들의 안전을 보호해주는 노신(路神)적 성격 역시 가졌다. 이 경우는 개인적인 신앙의 대상으로 존재했다.

서낭제는 공동체 의례로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서낭신을 마을 수호신을 모신 곳은 주로 강원도와 경상도의 산간 지역과 동해안 지역이 해당된다. 여기에서는 서낭신을 골매기서낭이라고 한다. 제의는 주로 유식제의와 무당굿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무당굿이 있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 행해지는 대부분의 의례는 골매기서낭신 을 주신(主神)으로 모시더라도 제의의 이름은 대부분 별신제 혹은 별신굿이라고 한다. 이와 달리 ‘하회별신서낭제’와 ‘단오서낭제’의 경우 제의의 이름에서도 서낭제라 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제의의 양상은 성격과 기능은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도모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부군을 모시는 서울지역 부군당제

부군당제는 서울의 대표적인 마을신인 부군을 모시는 마을당에서 행해지는 제의를 말한다. 부군당이 서울에만 존재했던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서울에서는 현재 마을당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조선시대 각 관아에 부군당이 존재했었고, 조선의 수도 역시 서울이었기 때문에 서울에 부군당이 압도적인 숫자로 존재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각 관아의 부군당이 어떻게 민간화되어 마을당으로 전환되었는지, 그리고 서울에서도 한강변을 중심으로 집중 분포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부군당은 한자로 부군당(府君堂, 符君堂)· 부근당(付根堂) 등으로 표기되는데, 그 어원이나 의미 역시 밝혀져 있지 않다. 이러한 한자 표기는 각사 신당의 부군당에서 서울의 부군당이 유래됐다고 보는 것이 다. 먼저 부군(府君)을 중국 한나라 때의 태수(太守)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 부군을 관직명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는 관점이다. 다음으로 조선시대 서울 관아의 부군당에서 나무로 만든 남근(木莖)을 모셔 두었는데, 여기에서 부근당(付根堂)이라는 말이 유래하여 부군당(府君堂)으로 변했다고 보는 것이다.

부군은 부군(내외)으로 모셔지기도 하지만 ‘김유신, 남이장군, 최영장군’처럼 실존인물이 모셔지기도 한다. 부군당은 모두 어느 정도 규모를 가진 당집으로 존재하며 그 당집 안에 주신인 부군은 무신도로 모셔진다. 이때 부군 외에 부군당굿에서 함께 모셔지는 산신이나 장군신 등이 함께 모셔져 있다.

제의는 주로 음력 1월 초나 10월 초가 일반적이지만 2월 1일, 7월 1일 3월이나 4월에 지내기도 한다. 최근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날로 제일이 바뀌기도 하고 무당굿 형식에서 유교식 제의로 변모하 는 경우도 있다. 또한, 1년에 여러 번 행하던 제의를 1번으로 줄이거나 매년 하던 제의를 격년으로 줄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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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