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환상종(幻想種)이야기

아직 만난 적 없는 한반도의 환상종

왕릉급 무덤에서 나온 신비한 환상종(幻想種)이야기 - 너의 이름은
아직 만난 적 없는 한반도의 환상종


01.보물 제636호 도기 서수형 명기

10여 년 전 방영한 한 드라마에 신기하게 생긴 토기가 소품으로 등장했다. 마치 거북과도 같은 등 모양에 용을 닮은 머리와 꼬리가 보였다. 얼핏 현무를 닮은 것처럼 보이지만 유사한 형태의 유물은 없었다.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었지만 그 형태는 몹시 인상적이었다.


방송에 나온 그것은 바로 보물 제636호 도기 서수형 명기(陶器 瑞獸形 明器)의 복제품이었다. ‘서수’라는 글자는 ‘상서로운 짐승’을 뜻한다. 이 토기는 경주 황남동 미추왕릉 근처왕릉급 무덤에서 출토된 것으로 머리와 꼬리는 용 모양이고, 토기의 받침대 부분은 나팔형인데, 사각형으로 구멍을 뚫어 놓았다. 등뼈에는 2개의 뾰족한 뿔이 달려 있고, 몸체 부분에는 전후에 하나씩, 좌우에 2개씩의 장식을 길게 늘어뜨렸다.

머리는 S자형으로 높이 들고 있고 목덜미에는 등에서와 같은 뿔이 5개 붙어 있다. 눈은 크게 뜨고 아래위 입술이 밖으로 말려 있으며, 혀를 길게 내밀고 있다. 꼬리는 물결모양을 이루면서 T자로 꺾여 끝을 향해 거의 수평으로 뻗었는데, 여기에도 뿔이 붙어 있다. 가슴에는 물을 따르는 주구(注口)가 길게 붙어 있고, 엉덩이에는 밥그릇 모양의 완이 붙어 있다.

토기로서의 제작 방식은 신라시대 유물의 흔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조형물의 기본적인 착상이 무척 새롭다. 그래서 발견 당시부터 이목을 끌었다. 뭐라 정확히 꼬집어 말할 수 없는 특이한 형태의 한반도 환상종. 여러 짐승의 특징이 섞인 이 토기는 당시 이 토기가 지닌 특수한 성격이나 쓰임새를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 이 유물은 신라 토기 가운데 매우 정교하고 조형성이 강한 작품으로 가치를 인정 받아 보물로 지정되었다.  자료. 문화재청 누리집,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 미의 재발견』 (솔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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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