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다시 만나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함순섭)은 천마총 발굴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기획한 ‘천마, 다시 만나다’ 특별전을 7월 16일까지 개최한다.

천마, 다시 만나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함순섭)은 천마총 발굴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기획한 ‘천마, 다시 만나다’ 특별전을 7월 16일까지 개최한다.

국립경주박물관, 천마총 발굴 50주년 기념 특별전
새롭게 바라보는 천마총의 황금유물
천마 그림 말다래 진품, 9년 만에, 교체전시로 기획

1973년 신라능묘를 발굴하며, 155호분은 이보다 훨씬 더 큰 무덤을 발굴하기에 앞서 경험을 쌓기 위해 시험 삼아 조사한 무덤이었다. 그런데 155호분에서는 금관을 비롯한 황금 장신구가 가득하였고 상상조차 못 한 그림, 금관보다 더 귀한 신라의 유일한 회화자료라 할 수 있는 천마 그림 말다래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무덤은 천마총이라 명명했다.



                               천마 그림 말다래 1/2


                              천마 무늬 말다래


이번 전시는 프롤로그 하늘을 나는 천마의 이름을 얻다, 1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다, 2부 황금으로 꾸민 주인공을 만나다, 3부 다시 만나는 천마의 이야기로 구성했다.

프롤로그에서는 155호 무덤이 천마총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패널과 영상으로 소개한다. 1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다는 사진작가 구본창의 천마총 출토 황금 유물과 유리잔 촬영작품 11점을 소개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및 휴스턴의 현대미술관과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프랑스 파리 기메박물관, 일본 오사카 동양도자미술관, 그리고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등 국내외 유수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신라를 생각하면 금관이 떠오를 만큼 우리에겐 친근하고 귀한 유물이다. 어두운 곳에서도 은은하게 빛나는 금관은 태양이자 세계의 중심이자 절대권력의 상징이었다. 신라 왕가의 숨결이 담긴 이 황금 유물이 천마총 부장품으로 우리에게 돌아왔을때 인간의 욕망이, 시대의 삶이, 사후세계에 대한 열망이 읽혀졌다. 렌즈를 통해 천 오백 년 전 황금 유물을 가까이 볼 수 있었던 시간은 특별했으며, 금관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충분히 증거하고 싶었다." - 작가의 말

2부 ‘황금으로 꾸민 주인공을 만나다’에서는 천마총에서 출토된 금제 대관과 금 허리띠를 비롯한 황금 장신구들과 푸른 빛의 유리잔, 목걸이를 선보인다. 인류는 일찍부터 고귀한 신분에 어울리는 귀한 물질로 황금을 선택하였다. 우리의 고대 왕국에서도 고귀한 신분은 황금으로 꾸몄다. 신라에서 영역 국가의 기틀을 굳건히 마련한 마립간이 등장하며 황금은 곧 통치자 집단을 의미하였다. 이 때문에 마립간 시기는 황금 장신구의 전성기였다. 천마총은 신라 고유의 무덤인 돌무지덧널무덤 적석목곽분積石木槨墳이다. 돌무지덧널무덤은 나무로 덧널이라는 방을 만들고, 덧널을 감싸게 강가에서 옮겨온 호박돌로 덧널을 감싸며 돌무지를 쌓고 그 바깥에 높다랗게 흙을 덮어 만들었다. 덧널 안에는 무덤 주인을 모신 널과 부장품을 담은 상자를 두었다. 신라가 영역 국가로 성장한 시점에 마립간이란 칭호를 쓰는 통치자가 등장한다. 신라에서 왕을 이르는 칭호는 거서간과 차차웅이란 것도 있었지만, '이사금'→'마립간’→‘왕'으로 지배자의 힘이 커지며 차례로 바뀌었다. 마립간은 가장 으뜸인 '마루’와 족장 혹은 지배자를 뜻하는 '칸(Khan)'을 붙여 만든 통치자의 칭호다. 돌무지덧널무덤은 대부분 마립간시기(356년-514년)에 왕과 왕족의 고귀함을 돋보이기 위해 거대하게 만들었다.


                                                                새날개모양 관꾸미개

                                                                 나비모양 관꾸미개

                                                                 금제모관

                                                                   금제대관

                                                                유리잔.


천마총 출토 금제 대관과 관 꾸미개는 신라 황금 문화의 정수로 손꼽히며 가장 화려하고 정제된 아름다움을 선보인다고 평가받는다. 기존 신라역사관 2실에서 만날 수 있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천마총 출토품들만 한자리에 모아 색다르게 연출한다.


3부 ‘다시 만난 천마의 이야기’에서는 이번 전시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천마 그림 말다래를 선보인다. 신라 건국 설화에서 천마는 시조의 탄생을 예견하는 흰 말로 등장한다. 이처럼 천마는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신성한 동물이었다. 말다래는 자동차 바퀴 곁에 달린 흙받기와 같은 용도다. 말안장의 양쪽에 매달아 사용하므로 2점이 한 쌍이다. 천마 그림 말다래도 2점이 있다. 천마 그림 말다래는 자작나무 껍질로 직사각형 판을 만들고, 하얀색으로 천마를 그렸다. 말갈기와 꼬리털이 강하게 뒤로 날리고 다리도 하늘을 달리는 듯하다. 입과 다리 주변에는 넘쳐나는 기운을 그려 천마의 신비함이 돋보인다. 말다래 가장자리에는 이어진 넝쿨무늬를 그려 둘렀다. 말다래에 그려진 천마와 넝쿨무늬는 고구려 벽화에도 똑 닮은게 있다.


                              금관총 출토 천마무늬 말다래

                              금령총 출토 천마무늬 말다래.



또 다른 천마들도 한자리에서 만난다. 이번 전시에서는 천마총의 말다래가 나오기 이전에는 존재를 알 수 없었던 금관총과 금령총에서 확인된 천마도 함께 볼 수 있다. 천마 무늬 말다래는 발굴 당시 무엇을 표현한 것인지 몰랐다. 40년간 고스란히 보관하다가 새로 시작한 보존 처리를 통해 또 다른 천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말다래는 대나무살로 엮어 만든 바탕 판을 천으로 감싸고, 그 위에 천마 무늬를 새긴 금동판을 덧대어 꾸민 형태다. 금동판에 표현한 천마는 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천마 그림 말다래 속 천마와 닮았다. 새로 확인된 천마총의 천마 무늬 말다래 덕분에 이와 흡사한 것이 금관총과 금령총에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로써 천마는 신라 사람들 뇌리에 널리 자리 잡은 신성한 동물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말다래는 빛에 약한 탓에 상시 공개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립중앙박물관에서의 특별전 때 2차례 공개(1997년, 2009년)한 이후 계속 수장고에 보관했다. 2014년 고향인 경주로 돌아와 신라능묘 특별전 ‘천마, 다시 날다’를 통해 공개됐었다.

한편 이번 전시와 천마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 초등 4학년~6학년 어린이들은 ‘구름 위를 다그닥’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7월 13일까지 매주 화·목요일 진행한다. ‘구름 위를 다그닥’은 어린이들과 선생님이 함께 특별전시를 관람하고 교육실로 이동한 뒤 천마총과 천마 그림 말다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참가 신청은 국립경주박물관 누리집에서 수업일 일주일 전부터 온라인 접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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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