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향원정, 제 모습을 찾다

3년에 걸친 복원 완료, 취향교는 아치형 목교로 원형 복원

경복궁 향원정, 제 모습을 찾다

3년에 걸친 복원 완료, 취향교는 아치형 목교로 원형 복원 

지난 11월 5일, 경복궁 향원정이 3년 만에 복원을 완료했다. 이는 문화재청이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법궁(法宮) 경복궁의 원래 모습을 되찾기 위해 꾸준히 복원사업을 추진한 결과이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민족문화유산의 품격과 국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경복궁 향원정 복원 후 전경



왕과 왕비의 휴식처, 다시 우리 곁으로

조선시대 왕과 왕비의 휴식처였던 경복궁 향원지. 이곳에 위치한 향원정과 취향교가 3년 만에 복원을 완료했다. 경복궁 향원정과 취향교는 오랫동안 정확한 창건연대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1887년(고종 24년)의 『승정원일기』에 ‘향원정’이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하기 때문에 건립 시점을 1887년 이전으로 추정해 왔다. 그러나 이번 복원공사에서 수행한 목재 연륜연대조사를 통해 1881년과 1884년 두 차례에 걸쳐 벌채된 목재가 사용된 것이 확인되었다. 이에 건립 시기를 추정하는 근거가 마련되면서 향원정 건립 시기는 1885년으로 추정하게 되었다.


향원정은 오랜 시간에 걸쳐 낡고 기울어지면서 2012년 정밀실측조사를 시작으로 주기적으로 안전진단을 받다가 2018년 11월부터 보수공사에 들어가 총 3년간의 공사 끝에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한편 취향교는 건청궁에서 향원정으로 건너갈 수 있도록 원래 향원정의 북쪽에 세워진 다리였으나, 6·25전쟁 때 파괴되었다. 1953년 관람 편의를 위하여 본래 위치(향원정 북쪽)가 아닌 향원정 남쪽에 세워졌으나 이번 복원을 통해 원래의 자리를 되찾게 되었다. 그리고 이전에는 석교 교각에 목재 난간을 갖춘 평교형태였다가 이번에 아치형 목교로 제 모습을 찾았다.


03.단청 문양도 원형대로 복원하였다. / 04.향원정 내부 1층 복원 모습.

05.능화지로 도배된 향원정 실내 모습



경복궁의 가치와 역사성 재조명 계기 될 것

이번 복원작업을 통해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향원정 구들의 구체적인 형태와 연도(煙道, 연기가 나가는 통로)의 위치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현재 남아 있는 유구를 그대로 활용하여 향원지 호안석축1)  외부와 연결된 낮은 형태의 굴뚝을 복원하였고, 배연실험2) 으로 아궁이에서 연도를 통해 연기가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는 것도 확인하였다.  또한 향원정의 6개 기둥 중 동남방향 초석(楚石, 주춧돌)3) 을 조사한 결과 건물 기울어짐의 주요 원인이 초석을 받치는 초반석의 균열로 인한 초석 침하 현상이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1) 호안석축(護岸石築): 강이나 바닥기슭 둑이 무너지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 만든 돌로 만든 벽
2) 배연실험: 온돌의 굴뚝에서 연기가 외부로 배출되는지를 확인하는 실험
3) 초석(楚石): 건물 기둥 밑에 기초로 받혀놓은 주춧돌

복원 과정은 전통 방식의 말뚝기초 시공을 통해 지반을 보강하였으며, 향원지 영역의 옛 사진을 분석하여 변형·훼손된 절병통, 창호, 능화지, 외부 난간대 등을 복원했다. 또한 과학적 실험을 통해 향원정의 원형 단청도 확인하였는데, 향후 단청안료를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 취향교 복원과 향원정 보수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경복궁 2차 복원정비사업과 함께 경복궁의 문화재적 가치와 역사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출처 / 궁능유적본부 복원정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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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