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

삼존불에서 보여주는 특징인 머리가 키에 비해 크게 표현되고 얼굴 표정이 어린아이와 같이 천진한 인상을 주는 것은 북제, 북주의 특징이며 이 상의 가장 큰 양식적 특색이다.

경주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
보물 제63호

신라 초기의 불상은 양식적으로 신라가 중국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맺기 이전에 백제와 고구려에 의해 양식을 전파받았기 때문에 그 영향 관계가 복잡하다. 삼존불에서 보여주는 특징인 머리가 키에 비해 크게 표현되고 얼굴 표정이 어린아이와 같이 천진한 인상을 주는 것은 북제, 북주의 특징이며 이 상의 가장 큰 양식적 특색이다. 또한 뒷면의 평면적 조각과 정면관 위주의 원각은 이 삼존이 북제, 북주 및 수나라에 걸친 영향을 받은 작품임을 시사해 준다.

본존상은 보수성이 강한 북제양식을 반영하는 신라 특유의 조형을 이루었다. 그리고 양감이 풍부하고 화려한 우협시보살과 간단하고 소박한 좌협시보살과는 대조되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우협시가 수나라대로의 진행요소를 보이는 것은 상체가 단축되고 허리를 비튼 자세와 돌출되는 전신식의 양식에서이다. 좌협시의 경우에는 북제양식의 잔존이 더 강해 신체의 비유기적 둥근 조형감과 간략화된 영락의 북제, 북주시대 고양식과 허리를 잘룩하게 시도하여 짜임새 있는 형태를 이루려는 시도 등에서 수나라의 새로운 양식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양협시 보살은 북주계 수양식과 북제계 수양식을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높이는 본존불 2.78m, 좌협시보살 2.35m, 우협시보살 2.93m. 새로운 추상표현주의적 기법으로 조성된 7세기 초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에 넘어진 것을 1923년에 지금과 같이 삼존상으로 복원한 것이다.  (보물 제63호)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과 장창곡 삼화령 석조미륵삼존상의 조각적인 공통점은 좌우협시보살상이 있는 삼존불상이라는 점과 중국 북주 불상의 영향을 받아 신체에 비해 큰 얼굴과 짧은 다리의 비례, 어린아이와 같은 미소가 있는 동안의 얼굴과 통견의 대의 착의법 등이다. 특히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은 중국 북주의 영향을 받아 제작된 신라 초기 불상으로서 중요하다.

본존불의 육계는 2단의 소발이고 이마와 육계 사이에 머리카락 부분이 나발로 표시되어 있다. 나발이 이런 형태로 표현된 것은 삼국시대나 중국의 불상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얼굴은 거의 정방형에 가까운 둥근형으로 두 볼이 통통하다. 눈두덩은 부은 듯 표현되고 눈은 아래쪽에서 원호로 되어 아래로 내려뜬 모습이다. 눈썹은 깊게 조각해서 크게 그리고, 입은 작고 끝을 올려 얼굴에 웃음을 머금은 표정을 지었다. 양 눈썹 사이에는 백호가 돌출되었다. 코는 아래가 넓은 삼각형을 이루고 있으나 파손되었다. 귀는 그다지 크지 않고 양옆으로 늘어져 있다. 얼굴 전체의 표정이 온화하며 명랑한 느낌이 든다. 신체는 양감이 풍부하나 굴곡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평평한 장방형이다. 정면의 신체에 옷 주름은 도식화되었는데 네 단의 주름이 융기 모양의 띠로 나타난다. 양손에서 늘어진 옷자락은 이중으로 되었는데, 긴 자락은 발끝까지 내려와 끝의 외측으로 들려졌고 짧은 자락은 양손에서 수직으로 여러 단이 접히게 되었다. 이것은 다른 불상에서 보이지 않는 도식적 표현이다.

좌협시보살은 육체적인 면에 치중되어 둥글게 잘 다듬어 생기 있게 표현된 북제양식이 강한 상이다. 영락은 단순하며 신체 각부의 둥근 육체적 조형을 하고 북제양식을 계승하여 북제말에서 수나라 초기의 양식에 가깝다. 짧은 신체 비례에 상체를 뒤로 젖히고 배를 내민 자세를 취하였다. 원형 두광에는 장식이 없고 3면보관을 썼는데 양옆으로 관의 띠가 리본 같이 양옆으로 나와 있다. 상호는 온화한 상으로 입 끝을 올려 미소를 띠고 있다. 목에 늘어지는 간단한 목걸이와 중앙에 원판 장식으로 고정한 X자로 엮어진 영락이 있고 천의 폭이 넓으며 얕은 부조로 표현되었다.

우협시보살상은 보관과 화불, 광배는 장식적인 두광과 대좌를 갖추고 영락 장식이 많다. 광배는 원형으로 5개의 화불이 있고 그사이마다 동심원을 두고 이중선으로 연결되었다. 두식은 중앙부가 높은 삼면관을 쓰고 관대는 양옆으로 늘어져 있다. 천의는 넓게 양어깨를 감싸고 가슴을 가로질러 왼팔에 걸쳐 늘어진 것과 오른팔목에 걸쳐 발목까지 내려와서 크게 U자형을 그리며 늘어져 대좌위에 놓았다. 목에는 3줄의 중앙에 화형 장식을 한 짧은 목걸이를 했다. 두 발은 평평하게 놓여져 있고 다른 것 처럼 뒷꿈치를 들지 않았다. 또한 광배와 대좌에 있어서도 독특하여 보살의 광배에 화불이 등장하고 앙련과 복련의 2중 대좌형식을 보이고 있다. 오른손을 가슴에 붙여 연꽃봉오리를 아래로 향하여 쥐고 있고 왼손은 내려서 긴 영락 목걸이를 잡고 있다. 전체적인 상호는 양감이 본존과 비슷하다. 자세는 어깨를 뒤로 젖히고 배를 내밀어 서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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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상 기자 다른기사보기